재벌들 비상장 계열사 파격배당으로 '부 대물림'

2011-04-06     김미경기자
재벌 총수들이 직계 가족에게 부를 대물림할 때 파격적인 액수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도 활용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6일 기업들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해운ㆍ항공화물 운송업체인 범한판토스 대주주인 조금숙, 구본호씨가 올해 242억5천만원의 고액 배당금을 받아 2년 연속 200억원대의 배당부자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모자지간인 조씨와 구씨는 범한판토스 지분 50.86%, 46.1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구씨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이다.

이들 모자는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매년 많은 배당을 챙겼다. 2006년부터 5년간 확보한 액수는 1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20%를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배당인 셈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LG그룹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범한판토스는 작년 1조4천575억원의 매출을 올려 736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배당총액은 25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34%에 달했다.

범한판토스는 2008년에는 2007년 순이익 111억원보다 많은 150억원(배당성향 135.1%)을, 2007년에는 2006년 순이익인 184억원보다 많은 185억원(100.6%)을 배당했다. 작년에는 배당성향이 58.9% 달했다.

비상장사에서 100억원대의 배당을 받은 주주는 작년 기준으로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195억1천만원)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139억7천만원),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102억2천만원)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돈인 정도원 삼표 회장도 올해 44억원의 비상장 배당부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도원 회장은 현재 삼표의 지분 99.79%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부터 순이익에 관계없이 40억원 안팎의 배당을 해 6년간 배당으로 확보한 금액만 240억원 가량 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도 대주주로 있는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에서 102억원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크라상은 허 회장 일가가 지분 99%가량을 보유한 회사로, 배당성향이 30%를 넘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손자이자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아들인 장재영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1인 회사 비엔에프통상은 은둔의 고액 배당으로 유명한 회사다. 장씨는 작년 1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