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할수록 망가지는 휴대폰, "기기불량"vs"사용자 과실"

2011-04-07     양우람 기자

번번히 말썽을 일으키는 스마트폰에 대해 소비자는 기기불량, 업체 측은 사용자 과실이라고 맞서고 있어 사건 경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지어 중대한 부품 교체 여부에 대한 양측 의견 역시 팽팽히 대립되고 있다. 

6일 전주 삼천동에 사는 정 모(여. 27세)씨에 따르면 그는 요즈음 지난해 12월 구입한 SK텔레시스의 리액션폰(SK-S100) 때문에 하루 하루 스트레스가 쌓인다. 사용할수록 기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 증상이 생겨 수리를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첫 번째 고장은 제품을 구입한 지 채 한달이 지나기도 전에 발생한 카메라 이상. 카메라 버튼을 눌러도 화면이 바뀌지 않고 촬영 버튼을 눌러도 기기가 반응하지 않자 정 씨는 가까운 SK텔레시스 서비스 센터를 찾았다.

수리 기사는 정 씨의 휴대폰을 들여다 보더니 기기를 물에 빠뜨린 흔적이 있다며 그것이 바로 고장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워낙 애지중지했던 물건이라 기기를 물 가까이에 가져다 본적도 없었던 정 씨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였지만 구입하자마자 발생한 문제라 무상으로 수리해 주겠다는 말에 억울한 심정을 가라앉혔다.

기기를 열고 카메라 부품을 교환하자 촬영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 모습을 보고 정 씨는 겨우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러한 안도감도 잠시 며칠 후부터 기기 반응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더니 혼자서 화면이 멈추거나 심지어 통화중 멋대로 전원이 꺼져 버리는 증상이 생겼다.

정상적인 사용이 힘들어 다시 방문한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기사는 "메인 보드의 이상이 기기 전체에 오작동을 불러 일으킨다"며 17만1천원의 비용을 안내했다.

기기의 핵심 부품이 저절로 망가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정 씨가 무상 수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거금을 들여 메인보드를 교체했다.

하지만 시련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메인보드를 교체한 다음날부터 예전의 증상은 그대로 반복됐고 어플을 다운 받으면 기기에 내장된 벨소리, 알람음 등이 변해버리는 괴상한 증상까지 추가됐다. 

다시 메인보드를 교체했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정 씨는 현재 SK텔레시스 측에 환불을 요청한 상태다.

정 씨는 “산지 4개월 채 되지 않은 휴대폰이 통화중 끊기는 것은 기본에 화면이 버벅대는 것도 여전하다”며 “유상수리에도 나아지는 것이 전혀 없으니 기기 자체의 결함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시스 관계자는 “정 씨가 카메라 고장으로 기기를 서비스센터에 가져왔을 당시부터 눈에 띄는 침수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메인보드 수리 당시에도 한 눈에 외부에서 충격을 가한 흔적이 발견됐고 이러한 이유로 정 씨 역시 유상수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인보드 교체를 2번 받았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3번째 방문 당시에는 지인을 대동하고 와 거칠게 환불 요청을 하고 돌아갔다”면서 “하지만 소비자 과실로 인해 기기에 문제가 생긴 경우이기 때문에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 업체와 소비자의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체 측이 문제 증상을 보다 정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서비스 센터 재방문을 요청했고 일단 정 씨 역시 이를 받아들인 상태라 문제가 해결될 여지는 남아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