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아직도 높은수준,증시 큰 변수 아니다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천100원선 아래로 떨어지며 20일째 하락세를 보인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주와 피해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7일 1천134원을 기점으로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여 31일 1천96원으로 1천100원선 아래로 하락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흐른 7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천88원을 기록하며 소폭의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하락 요인으로 환율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라있었다는 점과 유형자산에 대한 선호 추세 등을 꼽았다. 또한 향후 환율변동의 주요 변수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여부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토러스투자증권 김승현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너무 많이 올라 있어 현재 정상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주식매수와 같이 유형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살아나고 있고 최근에는 CDS프리미엄, 즉 전체적인 한국자산에 대한 디스카운트 해소와 같이 환율에도 똑같은 영향을 미친 것도 한 요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CDS프리미엄이란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신용파생상품으로 한국 정부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부도보험료를 말한다.
김 센터장은 "기존의 환율하락 요인은 이미 반영 됐고 환율 역시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인데 향후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과 인상폭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환율은 상대적인 교환비율이라 얼마가 적정한지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현 수준에서 1천50원 내외정도면 적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인상할 경우 외국과 국내의 금리차가 더 벌어지게 돼 자본의 유입이 더 많아지면 원화가 강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환율은 계속 떨어지게 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신영증권 김재홍 애널리스트는 물가와 환율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김 애널리스트는 "물가가 어느 정도 정점에 다다른다는 느낌이 들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완화되고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했던 것이 환율하락의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단기급락에 따른 레벨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7일 오후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올렸는데 유로화 강세 완화와 달러화 하락세 둔화로 이어져 결국 원․달러 환율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하락세는 올 3분기까지 이어지다 4분기부터 금리인상의 기대가 생긴다면 하락속도가 완화되거나 조금은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인해 수출주들이 피해를 입은 반면 외화부채가 많은 여행, 항공주 등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현 센터장은 "피해주들은 수출주로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반면 여행주, 항공주, 한전 등 외화부채가 많은 곳들이 원화강세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재홍 애널리스트는 "전체적으로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치에 있어 아직까지 수출기업의 이익에 부담이 큰 수준은 아니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는 측면이 있어 환율하락만 놓고 피해주와 수혜주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간 인플레로 피해를 입은 주식의 경우 환율 하락으로 물가상승 부담이 조금씩 줄어들 수 있고 향후 물가가 안정된다면 올랐던 주식들은 상대적으로 수혜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