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후 피 비치는 '혈정액증', 혹시 암?
의사 입장에서는 별로 큰일이 아닌데, 환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일처럼 보이는 증세들이 몇가지가 있다.
이 중 비뇨기과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정액이 피색깔로 나오거나 좀 검게 나오는 것이다. 대부분은 부부관계시 불을 끄고 하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밝은 곳에서 부부관계를 하거나 나중에 씻을 때 보면 정액 색깔이 붉은 것을 보고 놀라서 병원으로 달려오는 환자도 많다.
사정할 때 나오는 정액이 피색깔로 보이는 것을 전문용어로는 혈정액증(hempspermia)라고 부른다.
의학논문에 보면 혈정액증 증세가 히포크라테스때부터 언급되었던 아주 오래된 증세라고 한다.
혈정액증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부분의 사례가 큰병이 아니므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기다리면 거의 해결된다.
본인이 성생활을 할 때 혹시 정액이 피색깔이 나왔다면, 반드시 병원 오기전에 한번 체크해봐야 하는 것이 있다. 이것이 과연 자신의 정액에서 나온 피색깔이냐는 것이다.
즉 파트너가 생리(menstruation)를 하거나, 성기사마귀 혹은 성기포진등의 성병등이 있어서, 혹은 항문성교시 치질 등으로 인해서 마찰시 피가 보일 수 있는 상태가 있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혼자서 자위를 하거나 성관계시 콘돔을 끼고 사정후을 했을 때 그 안의 정액을 확인해 보면 된다. 이때 정액이 실제로 피색깔이면 병원에서 진찰이 필요하다.
그 원인은 대부분은 전립선염의 염증이 많다. 이외에도 전립선결석, 성병, 전립선암, 전립선혈관기형, 고혈압, 임파선암(lymphoma), 혈우병 등 출혈경향이 있거나, 출혈경향이 있는 약(대표적으로 아스피린, 와파린)을 먹어서 그런 경우도 간혹 있다.
혈정액증은 조사해보면 대부분 한달 이내에 절반 가량 증세가 사라진다고 한다.
혈정액증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암의 전조증상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서다. 지금까지 혈정액증으로 암일 수 있는 가능성은 약 3.5%정도로 확인되고 있으며, 모두 40세 이후의 환자들에게 있었던 일이다.
혈정액증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 20~30대 환자들의 경우에는 암일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이에 대한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은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해결된다.
도움말=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