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펀드환매에 낮은 수익률로 "이중고"

2011-04-13     김문수기자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진이 이어지면서 미래에셋그룹(회장 박현주) 계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자산운용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 국내외 주식형펀드가 최근 연속 순유출을 보이면서 자금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천417억원이 이탈했으며 해외주식형펀드에서도 1천395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환매가 급증하면서 이달 들어 총 1조6천839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3월 한달 간 순유출액(4천519억원)의 3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11일 미래에셋인디펜더스증권에서 143억원이 빠져나갔으며,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에서도 134억원이 순유출 되는 등 설정액 감소폭이 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3월 한 달간 5천96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데 이어 이달 들어 6천782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9년 4월부터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 또한 지난달 1천962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가운데 이달 들어 1천102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계열 판매사 설정 규모 현황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증권 펀드판매 비중은 32.27%이며,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증권 펀드판매 비중이 45.27%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이탈에 대해 코스피지수의 단기 급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계열 증권사의 이미지와 운용사의 수익률 또한 펀드 환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지수의 급등과 더불어 운용사의 펀드 수익률 또한 자금 유출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어 “일부 투자자는 환매를 한 뒤 수익률이 높은 운용사로 갈아타기도 한다”며 “주식형펀드에서 발을 뺀 뒤 증시 주변을 맴돌며 때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5.79%)과 삼성자산운용(7.46%)은 현대자산운용(11.17%)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하락장에서 즉각 비중을 조절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펀드 대량 환매가 계속되면서 다른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수가 안착하고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들어오더라도 순유입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김철웅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라며 “지수가 2000선까지 조정을 받거나 상승하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