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 '묻지마 대박' 브랜드로 통한다"

와인ㆍ귀마개ㆍ휴대폰에 '이름' 만 붙으면 품귀…전국이 아우성

2007-04-11     장의식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대박 브랜드 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다. 이 회장이 소장하고 있거나 관여했다고 소문난 상품이 삽시간에 최신 유행코드로 번져 전국을 휩쓸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이건희 폰, 이건희 귀마개, 이건희 와인 등이 검색어 1위로 심심찮게 떠오르고 있고 관련 상품은 순식간에 동이 나거나 히트상품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회장이 하면 무조건 따라 하는 ‘따라쟁이’가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이다.

최근 사교가에는 ‘이건희 와인’이 대유행이다. 지난 1월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만찬에서 이 회장이 내놓은 와인이 그랑틔뤼 와인인 ‘샤또 라뚜르’ 82년산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와인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가격이 수백만원(250만~300만원)을 넘다보니 평소엔 와인 저장소의 ‘시체 안치소’에 고이 모셔 뒀던 와인들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수입상들은 너도 나도 이 와인 제품을 먼저 들여 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수입도 되기 전에 예약이 꽉 차서 대기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샤또 라뚜르’뿐 아니다. 같은 그랑트뤼 와인인 ▲샤또 무똥 로췰드 ▲샤또 라피트 로취드 ▲샤또 마고 ▲샤또 오브리옹 등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 1월 전경련 만찬 소식이 전해진 후 서울시내 한 백화점 와인전문점에선 단 며칠 사이에 그랑트뤼 와인만 1억원 넘게 팔렸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이 회장이 생일날 삼성 임원들에게 선물했다고 알려진 이탈리아 와인 ‘티냐넬로’ 역시 품귀를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티냐넬로는 10만원대로 그동안 국내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건희’ 꼬리표를 단 이후에 졸지에 유명 와인으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유통가에선 “이건희 상표’를 만들면 만년 대박을 누릴 것이라는 여담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인터넷에는 갑자기 ‘이건희 귀마개’가 검색어 1위로 떠올랐다.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회장이 귀마개를 차고 평창 스키장을 둘러보는 뉴스가 방영된 후 젊은이들이 이 회장의 '럭셔리' 귀마개에 주목한 것.

왠지 춥고 배고프던 보릿고개 시절이 생각나는 군밤장수 패션인 귀마개가 이건희 브랜드와 합쳐지자 새 유행코드가 돼 버린 것이다.

이 회장이 평창에서 착용하고 있던 귀마개는 다름 아닌 명품의 대명사 루이비통 제품. 이 귀마개는 루이비통 2006년도 F/W(가을/겨울) 남성 콜렉션 상품으로 친칠라 소재이고 국내 매장 판매가는 246만원에 달한다.

뉴스 방영 이후 이 제품은 품절됐고 이 회장의 '앙증맞은'(?) 귀마개 패션에 네티즌들은 '루이비통 제품이다' '귀여우시다' '토끼같다' 등 수백개의 댓글을 달았다.

이 회장의 힘은 이미 지난 2002년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가 2002년에 선보인 휴대폰 ‘SCH-X430’가 ‘이건희폰’으로 소문나면서 전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리는 공전의 기록을 세웠다.
    단일 모델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최장수이자 최다량 판매제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휴대폰이 이건희 폰으로 명명된 것은 넓은 화면과 조약돌같은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이 회장이 직접 지시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삼성그룹 관계자는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이 이 회장의 옷이나 시계, 구두 등 신상에 관심을 갖고 여러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 회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반영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