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차 방어선 1080원대 지켜질까
2011-04-14 임민희 기자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 수출기업 피해 등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시장개입이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90원 선을 오르내리는가운데 정부가 원․달러 환율하락의 1차저지선을 1080원대로 설정하고 보이지 않는 관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3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8원 내린 1087.8원에 거래를 마쳐 1090원대로 급등한지 사흘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초에 1092.5원으로 출발했으나 코스피지수 상승 영향을 받아 결국 1080원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은행(총재 김중수)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연 3%로 동결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북아프리카․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 일본 대지진 등 일부 위험요인이 남아있기 때문.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7%을 보이며 앞으로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 국제원자재가격 불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증대 등으로 물가상승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국은행이 내달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 외환시장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최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올렸는데 여전히 유로화와 원화가 강세를 띠고 있다"며 "자동차와 IT기업 등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좋았던 것 역시 환율 하락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분기에는 기업실적이 올라가는 측면이 있어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환율하락이 그다지 기업 건전성 등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물가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어 향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환율하락이 급락할 경우 수출기업 피해 등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외환정책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자율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환율 급등락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구두개입 또는 실개입(달러를 사들이거나 파는 것)을 통해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원․달러환율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하락 우려에 대해 "시장상황에 맞게 정책을 취할 것"이라며 "마지노선이 정해져 있진 않지만 설령 있더라도 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한편,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지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금리인상 만으로는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환율하락을 용인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는 환율하락세가 지속돼 달러당 1천원대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피해를 막기 위해 개입정책을 펴왔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어 환율하락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환율은 더 하락하겠지만 1천원대까지는 견딜만한 수준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