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수익률부진 고객이탈 '악순환'
자산운용업계의 절대강자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그룹 회장 박현주)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회사의 근간인 주식형펀드에서 환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간판펀드들의 수익률이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주식형펀드에서 순유출이 발생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9년 4월부터 최근까지(12일자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초부터 지난 3월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조5천186억원이 유출됐으며,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7천382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순유출된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 (1조7천628억원)의 약 42%에 달하는 수치이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올해 들어 7천15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 2009년 무렵 40조원에 육박하던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최근 24조원대로 급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이탈을 코스피지수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로 보고 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금이탈은 금융위기 이후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비롯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융위기 이후 펀드에서 직격탄을 맞으면서 계속해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타 운용사들은 코스피지수 등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미래에셋은 2년전 시장의 신뢰를 잃고 난 뒤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환매증가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펀드 수익률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주식위탁자금 7천억원을 회수 당한 것도 수익률 평가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며 “운용순자산이 상당부분 줄어든 가운데 수익률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환매는 한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2일까지 국내 일반 주식형펀드(일반주식형 순자산 300억원 이하 회사 제외)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익률은 6.70%를 기록, 평균 6.93%를 밑돌았다. 44개 운용사 가운데 교보악사운용(13.44%), 현대자산운용(12.55%)이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1위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53.25%, 16.19%로, 48개 운용사 평균수익률(54.20%, 19.53%)을 밑돌았으며 2009년 33위, 2010년 4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별로 성과 차이가 있겠지만 최근 2~3년간 펀드 수익률에서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를 찾아 나서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는 데는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