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중소업체 집유선 침해 논란

2011-04-17     윤주애기자

지난 겨울 사상유례없는 구제역 여파로 소속 목장의 젖소중 3분의 2를 잃은 서울우유가 중소 우유업체의 집유선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마도면의 한 목장은 오랫동안 우유를 공급해온 연세우유를 포기하고 16일부터 서울우유로 거래처를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우유 직원과 마을주민 20여명은 이날 새벽에 짠 원유를 가지러 온 서울우유 집유차가 목장에 못 들어가도록 트랙터로 목장 입구를 막았다.

  
이 목장은 지난 14년간 연세우유에 우유를 대 왔는데, 이날부터 서울우유로 거래처를 바꾸기로 하면서 생긴 두 업체 사이의 갈등이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간 것이다.


양측이 충돌 직전까지 간 연세우유 소속 목장 1곳은 하루에 우유 2t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중소 우유업체들은 이번 구제역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서울우유가 손쉽게 생산량을 늘리려고 '목장 빼앗기'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유가공협회 역시 지난 1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최근 서울우유가 연세우유와 건국유업의 집유선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부가 개입해 유통질서를 잡아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연세우유 측은 "오랜 기간 정성스레 관리해 온 목장이 한순간에 서울우유로 넘어가니 허탈하다"며 "서울우유가 농림수산식품부 주관 회의에서 목장을 빼앗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이런 결과가 일어나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울우유가 조합원 가입 문턱을 낮추면서까지 목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당장 급한 불을 끄려고 조합원을 늘렸다가 다시 예전처럼 생산량이 넘치면 목장을 줄이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측은 "자연스럽게 농가가 서울우유로 들어오는 것이지 빼앗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다.

  
주무 부처인 농림부도 "해마다 목장 20~30곳은 거래처를 바꾼다"며 "서울우유가 직접 개입해 집유선을 이동시키는 증거를 포착하기 전까지 조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30%대 시장점유율을 가진 1위 업체 서울우유는 이번 구제역으로 젖소 2만3천여마리를 살처분으로 잃는 바람에 하루 평균 우유 생산량은 종전 1천550t에 비해 350t이나 모자란 1천200t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계는 서울우유의 목장 빼앗기 의구심을 풀지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