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항문통증에 따른 좌욕 관리법

2011-04-18     뉴스관리자

좌욕(座欲)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앉아서 하는 목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신이 아닌 항문과 회음부 만을 물에 담그는 목욕을 말한다.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분도 있겠지만 치질이 매우 흔한 병이 되면서 좌욕이란 말도 이젠 일상 용어가 됐다.

좌욕은 대개 우리 체온과 비슷한 섭씨 37도 전후의 온수를 대야에 받아서 3분 내지 5분 정도 회음부를 담그고 앉아 있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하루 두세번 정도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좌욕이 건강에 매우 좋은 것으로 생각해 매일 습관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불필요하게 자주 할 경우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면 좌욕이 필요한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 좌욕은 항문에 통증이 있는 경우에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항문 주위에 고름이 잡히거나, 치열이나 수술로 항문에 상처가 생기거나, 치질이 붓거나 항문근육이 경직될 경우 통증이 생긴다. 

이중에 고름이 잡힌 경우엔 열도 나고 몸살기도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구별이 되고, 좌욕보다는 빨리 수술을 해 고름을 빼주어야 한다.

그 밖의 원인, 즉 상처나 근육경직이나 치질이 붓는 경우엔 결국 항문괄약근에 경련이 일어나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해주면 경련을 일으킨 괄약근이 풀어지고 통증이 가라 앉게 되는 것이다. 이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복통이 가라 앉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와 같이 항문 부위에 통증이 있는 경우 외엔 좌욕이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거나 새로운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치질로 인한 항문출혈이 있을 때 좌욕을 권하기도 하는데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하면 혈관이 확장되어 피가 더 날 수도 있다.

또 평소 치질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거나 치질 수술 후에 재발을 막기 위해 꾸준히 좌욕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오히려 장기적으로 항문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치질이 오히려 악화되거나 재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항문에서 나온 분비물에 의해 오염된 좌욕물로 인해 질염이나 요도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좌욕은 절대 삼가는 것이 좋다.

기쁨병원 강윤식 원장(www.joyfullhospit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