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신약 개발 급피치...올해 5개 사상 최대

2011-04-19     양우람 기자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꿈이 영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천약물 신약 1개의 승인이 완료됐고 4개의 신약이 식약청 승인을 앞두고 있다.

1999년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위항암제 선플라주(SK케미컬)가 국내 신약 1호로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 특허 신약의 수는 총 15개. 국내 신약의 개발 속도는 연평균 1개를 겨우 상회할 정도로 속도가 더뎠다.

그러나 올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카피약만으론 성장의 한계를 절감한 제약업체들이 커진 몸집에 걸맞게 제약사의 드림인 신약개발에 발벗고 나선 때문이다.

◆ 국내 천연물 신약 4호 ‘신바로’

녹십자의 골관절염치료제 ‘신바로 캡슐’이 올해초 식약청으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 국내외 천연물제제 시장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녹십자는 골관절질환에 효과가 검증된 구척 등 6가지 천연물 후보 약물을 선정해 지난 2003년부터 개발에 착수 각 물질의 제제연구 등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7년여 만에 제품화에 성공했다.

‘신바로 캡슐’은 비임상 시험을 통하여 COX-2, TNF-a와 같은 염증매개인자 발현을 억제하여 항염증 작용을 하고 통증을 억제하며, MMP-2, MMP-9의 활성억제를 통한 연골조직 파괴 억제 효과 기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8년부터 2년간 삼성의료원, 중앙대병원 등 8개 병원에서 200여명의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COX-2 억제제’와의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관절의 뻣뻣함,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이 녹십자의 설명이다.

또한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위장관계 부작용이 대조약에 비해 현재히 낮아지는 것을 밝혀내고, 전체 이상약물 반응 발현율이 대조약의 31.3%에 비해 15.9%로 약물관련 부작용이 절반으로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는 ‘신바로 캡슐’을 우선 골관절염을 적응증으로 올해 출시하고, 향후 추간원판탈출증, 류마티스관절염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말라리야 치료제 ‘피라맥스’…16번째 신약 눈앞

신풍제약에서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는 현재 식약청에 품목 허가를 위한 서류가 모두 제출된 상황으로 국내 신약 16호 등극이 확실시 되고 있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스위스 비영리 단체 MMV(Medicines for Malaria Venture)의 지원 아래 10년 동안 개발해온 의약품.

신풍제약은 제품의 기술개발에 170억원, 설비 및 생산 시설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MMV는 전임상부터 임상3상 시험까지 430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피라맥스’는 알테미니신 성분 복합제(Pyronaridine 4 phospate 180mg/Artesunate 60mg 정제)로 삼일열 말라리아와 열댈형 말라리아에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신풍제약 측은 제품 개발 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말라리아 주발병지 18개국에서 진행된 임상3상에서 99.4%에 달하는 성인 치료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피라맥스’는 WHO(세계보건기구)의 후원을 받고 있어 품목이 허가될 경우 다양한 국제기구, 인도 단체 등을 통해 전 세계 감염국가로의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 아시아 최초의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 

일양약품에서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슈퍼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도 신약 개발과 관련된 업계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라도티닙’은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된 ‘글리벡’을 중심으로 현존하는 4개의 백혈병 치료제(태시그나․스프라이셀․보수티닙)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최초로 개발된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의 임상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욱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그동안 1차 치료제인 ‘글리벡’ 내성 환자와 타 백혈병 치료제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9개 종합병원과 인도, 태국 등의 국제 임상에도 속도를 내왔다. 현재는 약 2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일양약품 측은 임상 2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글리벡이 듣지 않는 내성환자들에 대한 효과가 증명돼 2차 치료제로서의 역할이 확인됐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라도티닙’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하는 경쟁약물 ‘글리벡’이나 ‘태시그나’ 등 보다도 효과나 효능 독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 일양약품의 설명. 

일양약품은 신약 승인이 완료될 경우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필두로 한 전세계 블록버스터급 제품으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 ‘아바나필’, 발기 발현시간 2배로 단축

중외제약은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 효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약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현재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아바나필’은 발현 속도가 빠르면서도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외제약은 지난해 7월 국내 14개 종합병원에서 총 208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실험을 마치고 복용후 효과가 최대 15분 만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시판중인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기존 약물에 비해 발현시간이 2배 가량 빠른 것.

실제로 미국에서 ‘아나바필’의 임상을 진행한 비버스사가 발표한 3상임상 결과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 이 같은 설명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아나바필’이 시장에 출시되면 전세계 35억달러 규모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1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함께 ‘아나바필’은 성기능 관련 효소인 PDE5에 대한 높은 선택성으로 안면홍조, 두통발생률이 5% 이하로 나타나는 등 우수한 안전성을 보이고 있다.

중외제약은 신약 허가가 완료되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육성하고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대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 동아제약 천연물 신약 2호 ‘DA-9701'


동아제약이 800억원대의 블럭버스터로 성장한 ‘스티렌’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는 천연물 신약도 현재 업계의 뜨거운 관심사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연말 기능성 위장질환치료제 ‘DA-9701’의 허가자료를 제출해 현재 식약청으로부터 심사가 진행중이다. 

‘DA-9701’은 나팔꽃 씨와 현호색의 덩이줄기에서 배출한 천연물질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부작용이 없으면서 위배출 개선과 함께 내장 과민 반응을 현재하게 줄일 수 있는 의약품이다.

기존의 비슷한 효능의 약제가 단지 위배출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한 것에 반해 위배출촉진, 과민대장증후군, 위팽창억제 등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장기능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2005년 교육과학기술부 자생식물이용개발사업단의 국책연구비지원으로 개발이 시작돼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연구기간을 6년으로 줄인 획기적인 천연물 신약이라는 것이 동아제약의 설명이다. 

동아제약은 식약청의 승인에 앞서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 현지 제약회사에 ‘DA-9701’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아제약은 두 국가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공략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