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한해 550명 목표 인력퇴출 프로그램 운용" 양심선언
KT가 연간 550명의 목표를 정해 인력을 퇴출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용했다는 문건이 폭로됐다.
18일 서울 정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반인권적 KT 인력퇴출프로그램 폭로 및 관리자 반기룡 양심선언 기자회견'에서 반기룡 씨는 자신을 "1984년 11월 한국전기통신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해 2009년말 퇴직한 관리자"라고 소개하며 "본사에서 내려온 '부진인력 퇴출 및 관리방안'을 통해 퇴출대상자를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반 씨는 해당 문건에 명시된 퇴출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반 씨는 "일단 퇴출자로 낙인찍히면 모든 혜택을 금지시키고 다른 직원들과 격리시켜 소외감을 준다"며 "사택, 차량 등 아무런 지원조치 없이 다른 지역으로 보낸 뒤, 생소한 업무를 아무런 교육 없이 단독으로 맡기고 실적 저조를 이유로 경고장을 발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 씨는 가해자였던 자신 또한 다른 의미의 피해자라고 설명하면서 "지침에 따라 원치 않는 일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져 두 차례 입원치료를 받았고 여전히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며 "다시는 퇴출 대상자도 고통스럽고 퇴출시키려는 팀장도 고통스러운 이런 인권을 유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 씨의 양심선언에 뒤이어 퇴출 당사자들의 고백이 있었다. 79년 공채로 입사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육모 씨는 "수십년간 114안내 업무만 해왔었는데 갑자기 현장근무 발령이 났다"며 "50이 넘은 여자가 하루에도 10여 차례 전신주에 올라가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모 씨는 "병원 진료 예약 때문에 연차를 신청했으나 연속으로 저지당했다"며 "너무 억울하고 무서워서 퇴출방법이 적힌 문서를 읽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은 "기업이 법적 근거 없는 퇴출권을 강제하기 위하여 노무지휘권을 남용하는 정도를 넘어 개인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철저히 유린한 것"이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전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