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축 저절로 폭삭 자동차
황당한 차량 피해 속출… 소비자 "목숨 내놓고 운전해야 하나"
2007-04-13 백상진 기자
차대번호 타각이 잘못돼 검사 등에 불이익을 당하고, 고속도로 주행중 차축이 내려 앉아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는 등 어처구니 없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주차해둔 차량 내부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등에 올라온 자동차 피해사례중 황당한 사례만 모아봤다.
◆잘못 타각된 차대번호=소비자 임형진 씨는 GM대우의 2003년식 ‘칼로스’를 타고 다닌다. 얼마전 정기검사를 받으러 검사장에 갔는데 황당무계한 말을 들었다. 차체에 타각된 차대번호가 틀려서 검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차대번호는 아무나 손 댈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백방으로 알아보니 GM대우에서 차대번호를 잘못 타각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해 GM대우는 차대번호를 이동해 새로 표기해주겠다고 했다. 보상해 줄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검사장 직원은 차대번호를 이동할 경우 중고 차량가격의 하락이 발생한다고 귀뜀해 줬다.
임 씨는 “가슴에 달려할 이름표를 다리에 달고 차가 출고돼 금전적, 시간적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GM대우의 잘못으로 발생한 손실이 명백한 데 누구에게 배상받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고속도로에서 차축이 주저앉아=소비자 안경순 씨는 지난 2월 25일 쌍용자동차의 렉스턴을 운전하고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통해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중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정안 휴게소 2.2km 전방에서 속도를 줄이자 갑자기 '우당탕' 하는 굉음이 나서 가까스로 차를 갓길로 세우고 차 밑을 살펴보니 차축(액슬)이 내려앉아 있었다.
간신히 쌍용자동차 천안정비소로 견인 후 고속버스로 상경했다. 견인기사도 이런 황당무계한 고장은 처음 본다고 했다.
이 차는 출고후 사고가 전혀 없었고, 정비도 쌍용차 지정 정비업소에서 계속 받았으며, 최근엔 타이어. 얼라인먼트. 브레이크패드 등을 일괄 교체·점검했다. 주행거리도 6만km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측은 보증기간이 몇 개월 넘었다고 보증수리(견적 145만원)를 해주지 않았다.
안 씨는 “차축이 내려앉는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회사 제품을 누가 믿고 타겠느냐”며 “차량의 원초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인 만큼 제조회사측이 보증 수리를 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차량 내부에서 원인모를 화재=지난 3월30일 오후 5시쯤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주차장에서 정안순 씨 소유의 르노삼성 승용차 내부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디바이스, 운전석 진동시트, 헤드라이닝, 플로어매트가 타고 실내가 심하게 그을린 채 자연 진화됐다.
곧바로 르노삼성 엔젤센터에 연락해 차를 광주영업소로 견인시켰다. 영업소 직원이 차량 내부를 살펴보더니 시트 옆에 그을린 채로 떨어져있던 일회용 라이터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차량에는 아무런 결함이 없고, 소비자 과실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 씨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업소 직원이 찍어서 보여준 사진은 절반 정도가 불타 있었고 라이터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진과 설명이 서로 달랐다.
정 씨는 “시트 열선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걸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다”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움을 요청한다”며 한국소비자원에 12일 신고했다.
◆고급 승용차에서 LPG가스가 줄줄=소비자 최병철 씨는 지난해 5월말 구입한 기아의 오피러스 LPG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 운행중에 가스냄새가 났지만 별 일 아닌듯 생각하고 계속 타고 다녔다.
그런데 지난 3일 회사 지하주차장 관리인으로부터 차량에서 가스냄새가 많이 난다고 연락이 왔다.
내려가 트렁크를 열어보니 가스가 줄줄 새고 있었다. 큰 일(폭발)날 정도의 많은 양이었다.
최 씨는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고 두렵다”며 한국소비자연맹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