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부자 삼성전자, 그러나 특허분쟁도 세계적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외국 기업을 중심으로 M&A를 검토하겠다."
올 초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의 의미심장한 선언이었다.
최근 애플과의 특허 소송과 관련 삼성전자가 내실 있는 원천기술 특허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것을 마치 예상이라도 한듯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사실 세계적인 특허 부자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 국내 5천795개, 해외 1만544건의 신규 특허를 출원했으며, 총 10만450여건의 국내외 기술 및 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IBM에 이어 미국 내 전체 기업 가운데 2위의 기록이다. 지난 2월에는 IBM과 특허 상호사용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작년에만 154조억원의 매출 가운데 16.3%에 달하는 9조4천억원을 연구개발(R&D)비로 쏟아 부었다.
특허의 대부분은 플래시메모리, 시스템 고밀도집적회로(LSI), 스마트폰,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력 사업과 연관된 것이다.
회사 내에 특허관련 업무를 맡는 임직원만도 300여명에 달할 정도다.
특허경영이라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1984년부터 특허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키 위해 미국 특허 등록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같은 성과로 최근 4년 연속 미국 특허등록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특허등록이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질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원천특허가 부족하다는 것.
연일 잇따르는 특허 관련 소송이 이를 방증한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비용을 물어주는 사례도 발생했다.
2005년부터 지루하게 끌어오던 미국 램버스와의 특허소송에서도 최근 9억달러(한화 약 9천700억원)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당시 램버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DDR 제품들에 대해 자사의 특허를 도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일본 샤프와 3년간 벌여온 액정표시장치(LCD) 특허 다툼은 화해로 마무리 지었다. 샤프는 2007년 삼성전자의 LCD가 자사의 특허 5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09년에는 이스트만코닥의 디지털카메라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소정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승소하기는 했으나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술업체인 스팬슨으로부터는 플래시 메모리 관련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특허분쟁사이트 페이턴트프리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48건의 특허 소송을 당했다.
특허 소송을 많이 당한 기업 가운데 5위 수준이다.
최근 애플에 특허소소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애플이 운영체제(OS)와 사용자 환경에 강점을 보인다면 통신표준 영역은 우리 특허가 더 많아 오히려 침해를 당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맞소송에 나섰다.
작년 3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LCD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 분쟁에서 샤프에 승소하기도 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