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난’ 이후 절치부심 강문석, 제약업계 ‘컴백’

2011-04-22     양우람 기자

아버지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세간에 화제를 뿌렸던 강문석 전 동아제약 부회장이 또 다시 제약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디지털오션을 통해 우리들제약의 경영권 인수 계약을 맺고 제약업계에 전격 컴백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제약사 대표를 역임한 강 전부회장이 앞으로 우리들제약을 어떻게 키워낼지, 동아제약과 어떤 경쟁구도를 형성해 나갈지  뜨거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 ‘부자의 난’ 패배후 등돌린 강문석

강문석 전 부회장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첫째 부인 박정재씨 사이에서 태어난 차남으로 1987년 동아제약에 입사한 후 10년 만에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꿰차 줄곳 강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2004년 강신호 회장은 회사의 최대 매출원인 ‘박카스’가 경쟁제품 ‘비타 500’에 밀리는 등 경영 악화를 야기했다는 이유로 그를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시켰다.

이는 표면적인 이유로 당시 업계는 강신호 회장이 총애했던 강문석 전 부회장의 이복동생인 강정석 현 동아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했다.

2005년 3월 동아제약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강 전 대표는 잠시 미국 유학을 다녀온 후 다시 한번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2007년 강 전 부회장은 동아제약이 자사주 매각을 통해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에 반발해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했다.

이를 통해 사내이사 5명을 추대해 경영권 장악을 노렸던 것. 하지만 강신호 회장 편에 서있던 경영진의 반대로 이사 선임안은 백지화 됐고 강 전 부회장은 오히려 이사회로부터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발당했다.

결국 경영권 분쟁은 주총을 통한 표결로 승부를 가리게 됐다. 동아제약의 주식 7.9%를 보유한 미래에셋이 당초 중립의사를 철회하고 강신호 회장 측을 지지하자 강 부회장은 백기투항을 선택했다.   

강 전 부회장은 지난 2008년 12월 보유 중이던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동아제약에서 발을 뗐다. 

이후 그는 주류유통업체인 수석무역과 IT 솔루션 개발사인 디지털오션의 대표를 맡아 제약과는 등을 돌리고 지냈다. 

◆ 우리들제약 경영권 승계 임박…‘제 2의 부자의 난?’

강 전 부회장의 제약업 복귀설은 지난 해 연말부터 솔솔 흘러나오더니 올초 업계의 주목을 끌 만한 발표가 났다.

우리들제약이  지난 1월 10일 김수경 회장 등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1,752만3,371주(지분율 30%)와 경영권을 180억원에 강문석 전 부회장과 그의 초등학교 3년 선배로 알려진 박우헌 씨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16일까지 계약금 18억원을 제외한 잔금 162억원이 입금되지 않아 인수계약이 무산되는거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고 지난 8일에는 경영권 이전과 주식양도 계약자가 박우헌 씨 외에 강문석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디지털오션으로 바뀌기도 했다.

우리들제약 최종 인수가격 178억원은 디지털오션의 자기자본 302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강 전 부회장이 우리들제약에대한 경영권 장악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엿볼 수있는 대목이다. 

우리들제약은 지난달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강 전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 자리에서 김수경 회장은 매각대금이 납입이 끝나는대로  경영에서 물러나고 강문석 전 부회장에게 모든 경영권을 넘긴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들제약은 옛 수도약품으로 연 매출액이 500억원대에 이르는 중견 제약사 였지만 우리들병원 그룹으로 합병되면서 현재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국내 최대 제약사의 대표를 지낸 강 전 부회장이 침체에 빠진 우리들제약을 어떻게 되살려 낼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강 전 부회장의 복귀가 임박해 옴에 따라 그를 바깥으로 내몰았던 동아제약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량에 차이가 나 ‘제2의 부자의 난’으로 까지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강 전 부회장이나 동아제약이나 어떻게든 서로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강 전 부회장은 동아제약 시절부터 제품 개발에 깊이 관여했던 경영인이었던 만큼 우리들제약에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