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이 말한 가장 오싹했던 순간은? 내면분석 '화제'

2011-04-22     온라인뉴스팀
유영철의 내면을 분석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대 문예창작과에서 시창작과 평론을 가르치고 있는 권성훈씨는 최근 '유영철 글쓰기에 나타난 사이코패스 성격 연구'라는 글을 한국범죄심리연구에 게재했다.

월간조선 이은영 객원기자가 유영철에게서 받은 편지를 모아 출간한 '살인중독(2005)'을 통해 희대의 살인마로 불린 유영철의 내면을 분석한 글이다. 

권씨는 유영철이 유년시절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자신을 짐처럼 여긴 데 대한 것이 무의식에 투영되면서 성장기의 정체성에 악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영철은 자신의 외할머니가 "생활고에 못 이겨 옹알이를 하고 있는 유영철을 죽여버릴 생각을 했으며, 평생 딸(유영철의 어머니)에게 짐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유영철의 중학교 동창들이 "유영철이 중학교 시절에도 고등학교 깡패조직과 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발견하면 선배라도 무릎을 꿇렸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유영철의 행동발달 심리를 보면 '피상적 매력'과 '과도한 자존감'이 충만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성훈씨는 유영철이 아내와의 이혼 이후 사이코패스의 조짐을 보였다고 보고 있다. 유영철은 "2000년 10월 강제이혼을 당하면서 '신은 죽었다'고 했던 니체의 말처럼 저도 죽었다고 마음먹었고 만물을 창조했다는 유일신을 부정하며…(중략)… 하나님에게 저의 희망을 구걸하지 않았고 진리를 찾아달라고도 하지 않았습니다.…(중략)…이런 아픔을 겪으면서 점점 분노로 가득차면서 저는 부자들에게 도전하고 싶었습니다"라고 했다. 

권씨는 유영철의 살인행각에 대해 "사이코패스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유영철은 "제가 이번 만행을 저지르면서 가장 무서웠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아세요? 머리카락이 쭈뼛이 섰을 정도로 놀랐던 순간은, 잘린 머리가 수건걸이에서 떨어졌던 순간도 아니고 머리 없는 몸뚱아리가 내게 달려들었던 순간도 아니고 개복한 임신부의 뱃속에서 움직이는 태아를 보았던 순간보다 더 긴장하게 했던 일. 남이 들으면 오히려 이해 안 가는 일이지만, 그건 사체를 토막 내는 와중에 아들 녀석에게 전화가 온 순간이었어요. 전화 벨 소리에 놀란 게 아니라 당황하는 내 목소리를 듣고 "감기 아직 안 나았어 아빠?"하며 물어보는 말이 "아빠, 난 다권 알고 있어. 그러지 마" 그러는 것 같아 등골이 오싹 했었어요"라고 말했다.

권성훈씨는 이를 토대로 "반사회적 성격을 가진 살인마로서의 절정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