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일반약 슈퍼판매 '무대응'…약국 눈치보기?

2011-04-27     양우람 기자

일반약의 슈퍼마켓 판매를 위한 관계 당국과 시민단체의 공세가 치열해 지고 있지만 약국과 달리 정작 당사자인 제약사들은 덤덤한 입장이다. 

슈퍼 판매가 허용되더라도 해당 품목이 적은 데다가 내부적으로 매출에 큰 영양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은 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을 주시하고 있지만 이에 대비한 별다른 대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슈퍼 판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카스’의  동아제약 조차도 입장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설사 박카스의 슈퍼 판매가 허용되더라도 당장 매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를 놓고 봤을 땐 쉽사리 득실을 따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슈퍼 판매가 허용되면 그마큼 마케팅과 물류 등 관련 비용도 늘어나고 진입 초창기에 투입한 비용을 나중에 거두어 들일지 여부도  예측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동아제약은 특히 박카스의 경우 일반 건강 음료와는 다른 기능성이 어필해 많은 인기를 끌어왔는데 슈퍼에 풀릴 경우 접근성은 좋아지겠지만 일반 음료와의 차별점이 사라지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동아제약 뿐 아니라 아로나민 골드나 삐콤씨 등으로 일반약 판매 수위를 차지하는 일동제약과  유한양행도 이번 논란을 ‘강너머 불구경’하고 있다.

슈퍼판매가 허용되더라도 ‘증세가 뚜렷한 경질환’에 초첨을 맞춰 품목이 결정되기 때문. 또, 제품의 가격대 역시 슈퍼마켓에서 팔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일반약 슈퍼판매와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반복 복용이 필요하고 가격대가 높은 품목들은 슈퍼에 풀리더라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제약사들의 이같은 태도가  슈퍼판매 저지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약사들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약사들로써는 아무래도 일반약 뿐만 아니라 매출 비중이 보다 큰 전문약의 ‘제1 고객’인 약사들을 신경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슈퍼 판매가 결정되기도 전부터 제약사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알려지면 약사들이 적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며 “현재로써는 대다수 제약사의 약국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섵불리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