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마저 전산사고, KT자회사 맞아?
최근 현대캐피탈 및 농협 전산사태로 금융전산망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에서 비씨카드 일부 가맹점에서도 한때 결제장애가 발생하자 고객들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비씨카드(대표 이종호)의 전산 장애 발생은 신용카드 지불 결제 프로세싱 업체에서 일어난 사고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해준다. 게다가 국내 기간통신망 업체인 KT(회장 이석채)가 비씨카드 인수를 확정한 뒤 일어난 사고라는 점도 국민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네트워크망을 관리하는 업체의 자회사에서 사고가 발생, 모기업의 위신마저 깎일 위기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27일 금융업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1시간 동안 일부 지역에서 BC카드 결제가 정상 처리되지 않았다. 이날 비씨카드 결제 100만건 중 대략 1만건이 지연 거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씨카드 사고는 비록 일시적인 것이었지만 커다란 후유증을 낳고 있다. 우선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사회의 첨병역할을 해야 할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불편을 준 것은 문제”라며 “문제가 있다면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지 원인을 규명한 뒤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용자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까지 결제할 때 과부하가 걸리는지 최저수치를 파악하고 증설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KT가 네트워크 망을 다루는 곳인 만큼 전산망에 대한 투자를 통해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비씨카드의 전산사고가 재발될 경우 비씨카드는 물론 모기업인 KT의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 기업이 어떤 대책을 마련할 지에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는 올해 KT캐피탈에 인수될 예정으로, 최근 정보보안과 모바일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카드 결제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비씨카드의 모바일 사업에 대한 불신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비씨카드 회원인 'kimtaehyun77'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거래가) 폭증됐다고 다운되면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비씨카드 결제장애의 원인은 내부적으로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하다 잼이 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비씨카드 측에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문서 등을 바탕으로 원인을 파악한 뒤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씨카드의 주인이 바뀌고 새 사장이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산장애가 발생, 당혹감을 더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