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주총시즌 임박, CEO들 거취 엇갈려

2011-04-29     김문수기자

증권사 정기주총 시즌이 다가오면서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내외적인 리스크 및 임기 만료 등에 따라 주총이 열리기도 전에 일부 CEO는 이미 경질됐고 몇몇 사장에 대해서는 경질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5~6월 증권사 정기주총을 앞두고 CEO 하마평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지난해 실적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인데다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 한화증권의 이용호 전 대표가 그룹 비자금 사건 책임 등을 이유로 자리를 뜬데 이어 유진투자증권 나효승 대표도 1년의 임기를 남긴 채 경영고문으로 물러나는 등 올해에도 증권계 CEO들의 물갈이 폭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한화증권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임일수씨를 새 대표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임씨는 옛 한국투자신탁 임원과 삼성증권 전무를 거쳐 한화증권과 연내에 합병하게 될 푸르덴셜증권 대표를 지낸 실력파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2008년 선임된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의 경우 지난해 연임돼 내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ELW거래와 관련해 현대증권 직원이 스캘퍼와 불법매매를 조장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 사장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만일 검찰 수사 결과에서 현대증권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내년 2월 임기 만료되는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은 지난해 옵션만기 쇼크 관련 미수금에 대한 충당금 설정으로 직격탄을 입었지만 최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추대돼 눈길을 끈다. 현재 하나대투증권은 동사 법무팀과 함께 옵션쇼크를 유발한 도이치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우증권 임기영 사장은 내년 6월까지 임기가 1년 남았다. 대우증권은 올해 해외 IPO(기업공개)와 관련한 리스크를 떠안기는 했으나 최근 산은금융지주의 자회사 경영평가과정에서 강만수 신임 산은금융지주회장이 평가단에게 대우증권에 대해 후한 평점(가산점)을 주도록 지시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대우증권은 해외 IPO손실에도 불구, 최근 발표한 2010회계연도 잠정실적에서 라이벌 삼성증권(사장 박준현)을 누르고 업계 1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킨 점도 임사장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고 있다.

역시 내년 5월이 임기인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도 시장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 뛰어난 경영으로 업계 빅3의 위상을 확고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도 황사장의 마음을 편케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황 사장을 영입해 계열 증권사를 경쟁력있게 키워나가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 이휴원 사장(2012년 2월), 동양종합금융증권 유준열 대표(2012년 5월),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2012년 5월),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2012년 6월)도 임기가 1년 이상남은 상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부회장 최현만), 삼성증권(사장 박준현), 솔로몬투자증권(사장 김윤모) SK증권(이현승 사장), IBK투자증권(사장 이형승)의 CEO들은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부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펀드 대량 환매 등으로 실적 리스크를 떠안았음에도 불구하고 창사 이래 단한차례의 변동이 없었던 만큼 이번 주총에서도 연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의 경우 지난해말 그룹 사장단 인사 당시 재신임돼 연임이 확정된 분위기다.

IBK투자증권 이형승 사장의 경우 올해 3월 서울 강남지역 지점에서 직원 거액 사기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어 이것이 그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증권사 이미지와 경영진의 거취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며 “최근에는 CEO가 의지를 갖고 장기적으로 힘을 펼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