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치질 환자가 현명하게 여름을 나는 법
2011-05-02 뉴스관리자
여행은 이렇게 아름답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시간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안정된 삶의 환경을 떠나기 때문에 생활의 리듬이 깨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즐거워야 할 여행길이 고생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치질 환자분들이 여름 나기가 힘든 이유도 거의 피서 여행과 관련이 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살이 지듯, 치질은 누구나 다 갖고 있는 병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질 얘기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치질과 관련해서 이번 여름 피서 길에 조심해야 할 것들을 살펴보자. 자동차로 피서지에 가는 길은 짜증 길일 때가 많다. 차 속에 갇혀서 몇 시간이고 가기도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할 때 항문에 혈전이라는 것이 잘 생긴다.
항문으로 모인 피가 순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엉겨서 굳어지는 것이다. 혈전이 생기면 항문이 붓고 아파진다. 때론 변을 볼 때 피가 나서 놀라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피서기간 내내 고생이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차 안에서 가끔씩 항문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괄약근 운동을 하면 된다. 그러면 항문에 모였던 피가 순환이 잘돼서 혈전이나 출혈이 생기지 않는다. 집을 떠나 낯선 곳에 가면 변비가 잘 생긴다.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기도 하고, 생활의 리듬이 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변비가 되면 배가 더부룩하고 불편하다. 변을 볼 때는 아프거나 피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성가신 변비를 예방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장세정액을 드시고 장을 깨끗이 비워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며칠간은 변비로 큰 고생은 하지 않는다. 변을 묽게 만드는 약을 가지고 가서 복용해도 된다.
그리고 더위에 탈수가 되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변의가 있으면 만사 제쳐놓고, 장소 불문하고 화장실에 뛰어가서 일을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피서지에서 배탈이 나도 문제다. 설사가 심해도 항문이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설사를 심하게 하다 보면 특히 남자 분에게서는 항문농양이라는 병이 생기기도 한다. 너무 아프고 고름이 심하게 잡히기 때문에 응급수술을 받아야 하는 병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서지에서는 음식을 조심하고, 만일을 대비해서 지사제를 준비해가는 것이 현명하다.
치핵이 심해서 변을 본 후, 탈항된 항문을 꼭 물로 씻어 밀어 넣는 분들. 이런 분들은 정말로 집을 떠나는 것 자체가 고생이다. 집 밖에서는 변을 본 후 관리하는 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대비책은 피서철이 오기 전에 미리미리 치핵수술을 받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이번뿐이 아니라 앞으로도 평생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이번에 시기를 놓치신 분은 다음 피서를 가시기 전엔 꼭 수술을 받으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번 휴가까지는 아무래도 시설이 좋은 호텔에서 숙박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도움말=기쁨병원 강윤식 원장(www.joyfullhospit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