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수출 많이 한게 죄?"vs소비자들 "기름값 내려라"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 따가운 눈총..정유사"수출늘고 일본 특수 때문"
기름값 인하에 난색을 표했던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정유사가 올 1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리터당 '100원 인하'를 결정할 당시 대규모 손실을 우려했던 목소리가 엄살이었다는 지적이 일면서 또 다시 기름값 인하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체들은 일본지진과 글로벌 수요확대 등에 따른 수출물량의 증가가 실적 개선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가진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 사상최대 실적..칭찬은 커녕 몰매만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한 17조8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실적인 1조1천933억원으로 전년대비 195%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181% 증가한 8천53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석유탐사를 하는 SK이노베이션 본사와 자회사인 SK에너지(정유)·SK종합화학(화학)·SK루브리컨츠(윤활유)의 성적을 모두 합친 것으로 이중 SK에너지의 매출은 전체 17조841억원 가운데 12조2천422억원을 차지한다.
정유업계 3위인 에쓰오일 역시 높은 매출신장율과 영업이익율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6%, 1017.9% 급증한 6조8천188억원, 6천467억원을 나타냈다. 순이익면에서도 420.7% 늘어난 5천458억원 보였다.
정유사들은 이러한 실적 개선의 원인에 대해 기름값 인상이 아닌 수출 증대가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끓고 있다.
또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사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기름값 인하'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유사들은 한껏 몸을 낮추고 있는 분위기다.
◆ "무슨 소리 수출로 돈벌었어~"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7조841억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거둔 매출은 11조4천억원에 달한다. 전체매출의 67% 가량이 수출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와 관련 SK에너지 관계자는 "일본 지진사태 여파로 일본발 석유수출 물량의 감소와 원전 가동중단에 따른 발전용 수요가 늘어난 것이 실적급등의 배경이 됐다"며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로 만들어 수출할 때 남는 '정제마진'이 크게 증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1분기 수출 역시 작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3조6천210억원으로, 정유부문 영업이익의 약 60%를 수출에서 올렸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의 산업용 석유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제 정제마진이 개선됐다"며 "석유화학 및 윤활유 마진도 크게 늘어남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