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약골' 스마트폰, 어플 꺼지고 GPS도 먹통

2011-05-09     양우람 기자

이상 발열, 이중 터치, 잦은 어플 오류 등 허약 체질을 지닌 스마트폰 때문에 소비자가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일부 문제를 인정하고 가능한 사후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9일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에 사는 박 모(남.19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 KT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구입 후 하루하루 애가 닳는 기분이다. 쓰면 쓸수록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

가장 박 씨를 괴롭힌 문제는 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과도한 열기.

박 씨는 개통 후 며칠 동안 애주중지하며 휴대폰을 손에 주고 다니디 곧 그만뒀다. 통화 중이 아님에도 기기 자체에서 나온 열기가 ‘후끈’거려 손안에 땀까지 흥건하게 찰 정도였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이다. 

기기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휴대폰의 배터리 잔량, 온도 등을 측정해 주는 어플을 다운 받아 실행해 봤고 기기의 내부 온도가 42℃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화면의 터치 오류로 인해 문자 메시지를 작성하거나 게시판에 접속해 글을 쓸 때마다 부아가 치밀었다. 특정 자판을 누르면 손가락이 동시에 닿아 인접한 글자가 쓰여지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멀리 떨어진 전혀 엉뚱한 문자가 튀어 나온다는 것.

특히 기기가 뜨거워졌을 때 이러한 증상은 더욱 심했고 휴대폰을 껐다가 켜면 그나마 증상이 누그러졌다. 나아가 몇몇 어플이 실행도중 끊기거나 아예 구동조차 되지 않는 것도 박 씨의 골칫거리다. 

박 씨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OS업그레이드를 진행하지만 오히려 그 이후 상태가 더욱 나빠졌다는 것이다.

실제 KT 측은 지난달 19일부터 넥서스원의 운영체제를 최신형인 ‘진저브레드(안드로이드 2.3)’로 업그레이드 했다.

이후 박 씨의 휴대폰에선 기존 안드로이드 버전에선 문제 없이 구동되던 GPS 기능이 먹통이 돼 이 때문에 위치 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하이데어'등 다수의 어플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씨는 “나열한 것은 혼자만이 겪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넥서스원 사용자들이 지적하는 문제들”이라며 “판매사 측은 결함을 인정하고 소비자들에게 합당한 보상이나 적극적인 AS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기 제조사인 HTC 관계자는 “이상 발열과 관련해선 박 씨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자체 규정상 내부 온도가 50도 미만의 제품은 정상품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중터치 등 액정 터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선 ‘비행 모드’로 전환해서 사용할 것을 권했다.

HTC 관계자는 “3G와 와이파이 작동을 멈추게 하는 비행모드로 전환하면 보다 나은 터치감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며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 이후 이중 터치 등과 관련된 문의가 많아 사례를 취합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 이후 GPS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판매사인 KT 측이 해명했다.

KT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업그레이드 이후 GPS 기능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구글 측에 요청해 현재 개선된 프로그램이 개발 중에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