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조승희 한국인 or 미국인 신경전
2007-04-18 뉴스관리자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조승희 씨의 신분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조 씨가 8살 때 미국으로 이민간 미 영주권자이지만 막상 미국 시민권 취득 시기인 만 20세 때 미 국적을 포기, 현재 국적은 한국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는 ‘대한민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다.
미국에서는 조 씨를 ‘한국인’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 미국 경찰은 공식발표에서 “조 씨는 23살 한국인으로 ‘외국인 거주자’로서 미국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도 조 씨를 ‘한국인(South Korean)’ ‘한국 출신(from South Korea)’ 등으로 칭하고 있다.
이같은 표현에 대해 미 교민사회는 곤혹스러워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칫 이번 사건의 불똥이 ‘안티 코리안’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 본다면 조 씨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가 미국 문화와 사고를 체득한만큼 ‘이민 1.5세대’ 또는 ‘재외동포’로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조 씨는 영주권자이기 때문에 헌법에 규정된 4대 의무 중 하나인 납세 의무가 없고 참정권이 없어 선거시 투표를 할 수도 없다. 다만 병역 의무에 있어서는 또다시 신분이 애매해진다. 만 35세 이하는 180일 이상 국내에 체류하게 되면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미국에 계속 산다면 한국 군대와 상관없는 ‘미국인’이지만, 한국에 6개월 이상 체류하면 군대를 가야하는 ‘한국인’이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조씨의 신분에 대해 국적이 한국이지만 미국 영주권자의 신분을 갖고 미국 시민권자와 동등한 교육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교포학생’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고 보고 있다.
(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