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LG유플러스, 이번엔 LTE 선점 전쟁
통신업계 LTE 전쟁이 불붙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Long Term Evolution: 롱텀에볼루션) 사업을 놓고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는 것.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고객에게 최고의 통화품질을 제공하고, 네트워크 경쟁우위 강화를 위해 3G와 LTE 등 통신망 분야에 3천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3일 밝혔다. 2조원이던 연간 투자계획에서 3천억원 늘려 총 2조3천억원으로 규모를 확대키로 결정했다. 이는 SK텔레콤 창사 이래 연간 최대 투자규모로 매출액 대비 17.3%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SK텔레콤의 발표 직후 LG유플러스 경쟁이나 하듯 2011년 총 1조7천억원의 '통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인 U+ zone 완성 및 4세대 이동통신 LTE의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한 투자다. LTE에만 내년까지 총 1조2천5백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TE란 3세대 이동통신(3G)을 '장기적으로 진화시킨 기술'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173Mbps(Mega bit per second, 1초당 100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속도)나 돼 3G 서비스와 비교할 때 5배 이상 빨라진 데이터 전송속도를 자랑한다.
LTE를 사이에 둔 SK텔레콤-LG유플러스의 신경전은 이번만이 아니다. 불과 2주 전에는 '국내 최초 LTE 시험발사' 타이틀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16일 국내 최초로 LTE 시험발사를 했다고 발표하자, SK텔레콤은 자신들은 두 시간 앞선 4월 16일 새벽 2시에 실험국 개설절차를 완료하고 시험 발사를 했다고 정정 발표를 냈다. 이를 두고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스웨덴, 미국, 독일 등에서 상용화되어 '세계 최초'가 아닌 상황인데도 양사가 다소 '유치한' 신경전을 벌인 것이 의외"라며 "그만큼 LTE 서비스 상용화에 절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시험발사 이후에도 SK텔레콤은 분당사옥에서 LTE 시연회를 갖고 적극적인 홍보전에 돌입했고 이에 질세라 LG유플러스 또한 이상철 부회장이 '4G 추진단'까지 발족, 직접 LTE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등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양사가 LTE에 올인하는 것은 심각한 3G 데이터 트래픽 폭증 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1천만명을 훌쩍 뛰어넘어선 데다 태블릿PC까지 등장하며 급격한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인해 3G 네트워크가 한계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할 유일한 대안이 LTE뿐이라는 판단이다. WCDMA망 외에 와이브로와 와이파이를 트래픽 분산 용도로 적극 활용 중인 KT가 LTE 전환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3G 망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보다 4G 서비스를 빨리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라며 "제대로 된 3G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좌절을 맛봤던 LG유플러스에겐 LTE가 더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LTE의 활용 방안에 있어서는 양사가 다소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LTE를 통해 데이터-음성 서비스를 모두 지원하려고 계획 중인 반면, 비교적 여유가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음성은 WCDMA망을 이용하고 데이터만 LTE로 제공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음영지역도 없고 아무런 불편함도 없이 LTE 이용이 가능하기엔 1년 이상이 걸리지 않겠냐"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 승부도 단기간에 결정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