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박병원 사외이사 선임 배경은?
KT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재정부 출신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사외이사로 영입키로 하면서 기업의 사외이사선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사외이사제도는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지만 그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로 박병원 전 수석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박 전 수석은 오는 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재정경제부에 오래 계셨고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 풍부한 경력과 전문지식이 회사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병원 전 수석은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중·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공직에 입문한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재경부 국장과 차관을 역임했다. 2007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으며, 2008년에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러나 박 전 수석은 2009년 감사원 감사에서 우리지주회장 재임시절 컨설팅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부당하게 선정하고, 우리금융지주의 한미캐피탈 인수시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 없이 매각사가 제시한 높은 가격에 매입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박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명박 정부 거물급 인사라는 점에서각종 의혹이 제기 되기도 했었다.
이런 가운데 박병원 전 수석은 지난 2월 KT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 선임됐으며, 최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외이사 후보로 뽑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요 주주, 상근 임직원이었던 자,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곤란하거나 해당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 등은 후보로 선정될 수 없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시행령에 따르면 한 사람이 두 개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나와있다”며 “법률적으로 검토를 충분히 한 뒤 후보 자격을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이 거물급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사외이사의 평균연봉은 6천만원으로, 박병원 전 수석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외이사에 선임되면 연 1억2천만원의 연봉을 받게 될 예정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