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단속해도 제약사 판관비 안줄었네..어디다 썼지?

2011-05-09     양우람 기자

범정부 차원의 리베이트 수사가 제약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지난해 제약업계의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베이트를 뿌리 뽑으려는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지출은 소폭 감소에 그쳐 그 사용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제약사 매출 37.4% 판관비로 지출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매출 순위 상위 20개 국내 제약사의 판매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총 매출의 37.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 39.3%에 비해 겨우 1.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분석대상 20개 회사는 녹십자.제일약품.신풍제약.유한양행.중외제약.광동제약.한독약품.경동제약.보령제약.영진약품.동국제약.이연제약.태평양제약.안국약품.LG생명과학.대원제약.종근당.동아제약.유나이티드제약.삼진제약 등이다.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를 막기 위해 접대비, 판매촉진비 등 각종 홍보성 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는 주장과 반대되는 결과다. 지난해 제약업계를 강타한  ‘리베이트 쌍벌제’의 영향으로 리베이트 관련 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이란  분석과도 거리가 멀다.  

국내 제약업계의 판관비는 2001년 의약분업 이후 영업 범위가 축소되면서 일시적으로 30% 초반대까지 하락했다가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해마다 증가세를 보여왔다.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사회적인 병폐로 부상했으나 판매관리비 지출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삼진제약 매출 절반이 판관비…녹십자 가장 낮아 

업체별로 보면 매출 기준 상위 20개 제약사 중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삼진제약으로  매출액의 절반인 49.1%에 달했다. 이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47.6%), 유나이티드제약(47.6%), 종근당(47%), 대원제약(45.8%)이 뒤를 이었다.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이 이전보다 더 높아진 제약사도 눈에 띈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506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해 전년보다 143억원이 늘었다.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도 3.7% 포인트 늘어 증가율이 가장 가파랐다. LG생명과학은 전년보다 41억원이 늘어난 1443억원을 판관비로 지출해 매출 대비 비율이 0.4% 포인트 상승했다.  


판관비 비율 감소폭이 비교적 큰 업체는 영진약품이었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판관비로 454억원을 지출해 전년(445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늘었지만 매출 대비 비율은 4% 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대원제약(3.7%P), 안국약품(3.1%P), 경동제약(3%P)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수 판관비 비율을 보면 녹십자가 집계 대상 제약사 중 21.4%로 가장 낮았다. 이어 제일약품(21.5%), 신풍제약(28.7%), 유한양행(29.1%), 중외제약(29.9%) 순으로 이들 제약사는 전체 평균(37.4%)에 훨씬 못미치는 20%대의 판관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판관비는 보통 회계 기준상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을 제외한 기업의 제품과 용역의 판매활동을 위한 비용과 기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경비로 구성돼 있다.

대체로 인건비, 통신비, 임차료 등이 기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고정 비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접대비, 광고선전비, 해외시장개척비, 연구개발비 등에 따라 소요량이 결정된다.

따라서 판관비의 증가가 곧 영업비의 증가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제약업계의 특성상 각 사의 영업 활동 양상을 미루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든는 신문=양우람 기자]

<2010년 12월 결산 제약사 상위 20개사 판매관리비 현황>

                                                                              (단원:백만원, %)

<지난해 12월 결산으로 변경한 대웅제약, 일동제약, 동화약품과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6개월치 실적을 발표한 한미약품, 원료의약품 생산업체 종근당바이오는 집계에서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