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이 말랑말랑하다고? 중공업 기업으로 변신중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의 계열사를 두고 생활문화 기업으로 발전해 온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사진)이 중화학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그룹의 역량을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에 집중시키고, 자회사들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세계 태양광시장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지난달 경북 상주에 태양광 산업의 핵심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공장 준공까지 마쳤다.
또 지난 2008년 인수한 웅진케미칼을 통해서는 섬유소재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마이크로 필터사업도 확장해 나가는 등 기존의 부드러운 기업이미지에서 벗어나 중후장대형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현재의 웅진그룹을 일군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에 대한 연구개발(R&D)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세계 1위까지는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 실제로 웅진그룹은 올해 경영목표를 '전 계열사와 부서가 세계 1등이 되는 것'으로 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태양광사업, 그룹 핵심 성장축으로 급부상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세계 태양광 시장 진출을 위해 웅진폴리실리콘과 극동건설, 미국 선파워사와의 조인트 벤처인 웅진에너지 등 자회사들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구축중에 있다.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와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향후 5년 내에 연산 4만톤 규모의 생산능력과 시장점유율 10% 확보, 글로벌 탑티어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2009년 1월 착공, 지난해 8월 완공된 폴리실리콘 상주 공장은 현재 5천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9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우선 내년 초까지 800억원을 투자해 공장 최적화를 통해 상주공장의 생산능력을 현재 5천톤에서 7천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2013년 초까지 7천500억원을 투입해 연간 1만톤 규모의 제 2공장을 완공, 연간 총 생산능력을 1만7000톤으로 늘리겠다는 것.
이를 통해 전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진입한 뒤 2015년에는 4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시장 점유율 10%'와 '세계 TOP3 진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웅진의 청사진이다.
웅진그룹이 이처럼 태양광 사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것은 윤 회장의 남다른 의지 때문이다.
태양광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만큼 이 사업에 매년 1조원씩 투자해 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게 윤 회장의 목표다.
실제로 윤 회장은 지난달 상주공장 준공식에서 "현재까지는 전자, 자동차, 조선 등이 한국경제를 이끌어왔지만 미래는 다르다"며 "향후 신재생에너지가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의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신재생에너지가 더욱더 주목 받고 있다"며 "웅진그룹은 2012년까지 태양광사업에 1조5천억원을 투자하고 2013년부터 매년 1조원씩 투자해 태양광사업을 기존의 출판, 생활가전 사업 등을 넘은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신사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태양광-에너지-케미칼까지…중화학기업 면모 뽐내
웅진그룹은 화학소재 계열사인 웅진케미칼을 통해서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08년 웅진그룹에 편입된 후 그룹의 지원사격으로 지난해 9천100억원의 매출과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웅진케미칼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해 매출액 1조원도 달성도 기대해볼만하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웅진케미칼은 최근 2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를 받는 데도 성공했다. 지난달 초에는 미국 애너하임(Anaheim)에서 역삼투필터 생산설비 준공식을 갖고 해외 판로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윤 회장의 장남 윤형덕 웅진코웨이 부장과 윤새봄 웅진케미칼 과장 등 두 아들들이 올초부터 4차례에 걸쳐 웅진케미칼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언론을 통해 "웅진케미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며 "좋아질 것으로 보니까 (아들들이) 주식을 사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형덕·새봄 형제는 지난 2월과 4월 각각 두 차례씩 총 233만주(0.49%) 매입하며, 윤 회장(4천97만주, 8.64%)에 이은 개인 2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 씽크빅-코웨이, 애정전선도 '이상 無'
웅진그룹이 신사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오늘의 웅진그룹을 일군 웅진씽크빅과 웅진코웨이 등에 대한 애정전선도 변함 없다.
그룹 모태인 웅진씽크빅은 교육용 게임회사 등 적절한 업체가 등장하면 인수·합병(M&A)과 글로벌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게 윤 회장의 의지다.
올 1분기 웅진씽크빅은 1천873억원의 매출과 99억원의 영업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55.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마케팅 비용이 늘고 일부 전집 제품 매출액이 회계 처리상 이연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에서도 웅진씽크빅의 영업이익 감소는 일회성으로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신규 사업과 자회사인 웅진패스원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웅진코웨이는 1분기 구제역 침출수와 일본 방사능 등의 영향으로 1분기 3천998억원이라는 사상 최대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것이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와 24.7% 하락한 570억6천200만원, 387억5천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올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판매수수료 등 비용 인식 차이가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낮게 나타났다"며 "정수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하고, 렌털 계정수 순증이 2분기 연속 최대치로 증가하는 등 제2의 성장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웅진그룹 외에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등 기업들도 태양광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세계 1위 태양광기업'을 목표로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세계시장에서의 국내 회사간 선의의 경쟁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