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반도체의 꿈' 종결 눈앞
아이서플라이 "삼성전자 점유율 인텔에 4.1%P차 바짝 추격"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불모지 한국에서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반도체사업을 시작한지 40년만인 오는 2014년 글로벌1위가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인텔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난 것.
15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아이서플라이가 발표한 '2010년 세계 반도체 시장 25위 기업' 순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체 글로벌 수익의 9.2%(278억3천400만달러)를 차지하며 인텔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이 2009년 7.6%에서 지난해 9.2%로 한해동안 무려 1.6%포인트나 급상승, 인텔과의 차이가 4.1%포인트로 크게 줄어들었다.
인텔 점유율은 늘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폭발적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추세만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오는 2014년에는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인텔은 13.3%의 시장 점유율(수익 403억9천400만달러)로 1위였고, 도시바(점유율 4.3%), 텍사스 인스투르먼트(4.3%),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코퍼레이션(3.9%)이 3~5위에 랭크됐다.
하이닉스반도체도 2009년 7위에서 작년 6위(점유율 3.4%)로 한 계단 순위가 올라갔고,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3.4%), 마이크론(2.9%), 퀄컴(2.4%), 브로드콤(2.1%)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아이서플라이는 특히 "삼성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인텔이 10년 넘게 지켜온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역대 인텔과 2위 기업과의 격차 가운데 가장 근소한 수치다.
아이서플라이는 "삼성의 성장은 반도체 시장에서 지난 10년간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며 "전문가들은 항상 인텔의 경쟁자로서 초소형 연산 처리 장치(MPU) 분야의 강자인 AMD(Advanced Micro Devices)를 거론했지만, 실제론 삼성이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주요한 라이벌"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2001년 인텔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4.9%로, 당시 3.9%로 5위였던 삼성전자의 3배가 넘었다.
이때부터 현재까지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11.9~14.8% 사이에 정체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55%의 수익 성장을 실현하며 2위 자리까지 올랐다는 것이 아이서플라이의 설명이다.
아이서플라이는 또 삼성이 지난해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보다 메모리 시장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반도체 가운데 메모리 분야가 52.4%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고, 센서와 액추에이터가 35.5%로 뒤를 이었다.
메모리 중에서도 D램 시장이 75.0% 확대됐고, 낸드 플래시가 38.6% 성장했다.
삼성의 경우 세계 D램과 낸드 시장을 주도해온 만큼, 지난해에만 반도체 분야에서 59.1%의 수익 증가를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반도체에 첫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부터이지만, 메모리 반도체를 시작한 것은 1983년이었다.
사실 반도체 사업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마지막 사업이자 이 회장의 첫 사업으로 사업 초창기 이 회장이 스스로 반도체 전문가가 되고 사비까지 털어가면서 일로매진한데다 반도체 기술자를 이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할 정도로 많은 공을 들여왔다.
결국 반도체 사업시작 9년 후 이 회장은 D램 세계 1위를 일궈낸데 이어 10년만인 1993년에는 전세계 메모리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이를 유지시키고 있다.
40년 가까이 펼쳐왔던 이 회장의 '반도체의 꿈'은 이제 글로벌 반도체시장 1위를 가시권에 두면서 종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