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없는 스마트폰은 싫다..두꺼워도 좋다"

2011-05-18     김현준 기자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고 단말기별 스펙이 상향평준화되면서 DMB를 통한 국산·외산 스마트폰의 차별화 현상이 주목되고 있다. 외산 스마트폰과 달리 국산 단말기의 경우 DMB가 반드시 장착돼 있는 것. 이는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 중 유독 DMB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가 스마트폰 선택의 중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란 음성·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신호를 디지털 방식으로 변환, 내비게이션·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용 기기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다. 기지국과 중계기를 이용하는 지상파DMB와 위성체를 통하는 위성DMB로 나뉜다.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DMB는 대부분 지상파 형식이다.


DMB를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애정과 그에 대한 제조사들의 노력은 최근 출시된 갤럭시S2 출시과정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열렸던 MWC2011에서 공개된 갤럭시S2는 8.49mm의 초박형 두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달초 국내 출시된 갤럭시S2의 두께는 8.9mm다. 삼성전자 측은 "MWC2011에서 공개된 모델과 달리 지상파 DMB와 NFC칩이 탑재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선택의 큰 기준인 '두께'를 포기하면서까지 DMB를 탑재해야만 했다는 점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DMB의 위상이 얼마나 큰지를 증명한다. 실제로 국내 휴대폰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4월 기준 시장점유율 47%) 삼성전자는 구글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S를 제외한 모든 스마트폰에 DMB를 탑재하고 있다.

DMB를 중시하는 것은 LG전자, 팬택 등 국내의 다른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LG전자와 팬택은 주력인 옵티머스 시리즈와 베가 시리즈를 포함한 대부분의 라인업에 DMB를 장착했다.

이에 반해 외산 스마트폰의 경우 극소수의 단말기에만 DMB가 탑재돼 있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HTC의 디자이어 HD와 HD2,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노키아의 익스프레스 뮤직, 델의 스트릭 등 대부분의 외산폰에는 DMB가 달려있지 않다. 외산 스마트폰 중 DMB가 장착된 것은 모토로이, 모토글램 등 모토로라 제품들뿐이지만 그나마도 이번에 출시된 아트릭스에는 탑재되지 않았다.

DMB를 보고 싶은 외산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길은 열려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별도의 수신기를 장착하면 DMB 시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테나를 꼽고 버튼만 누르면 바로 생방송을 볼 수 있는 편리함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국내 제조사들의 DMB사랑은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기반한다. 야구 시즌을 맞이하는 스포츠 매니아들, 출퇴근 시간에 드라마나 뉴스를 시청하고 싶은 회사원들의 요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와이파이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지방의 경우 DMB장착 단말기에 대한 충성도는 더욱 높게 나타난다.

DMB탑재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다음 스마트폰도 DMB장착된 폰을 구매할 계획"인 점도 국내 제조사들의 DMB 사랑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DMB장착 스마트폰 이용자 중 78.4%가 향후 스마트폰 구매 시 DMB 기능을 고려할 것이라 대답했다. 이 연구에서 밝힌 "스마트폰 보유자의 경우 이동시간에 스마트폰(42.1%), DMB(33.9%) 이용이 높다"는 데이터 또한 DMB에 대한 애정을 뒷받침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비롯한 수많은 즐길거리가 있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음에도 DMB의 비중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 외산 휴대폰의 차별성 등의 이유로 앞으로도 DMB서비스는 계속되지 않겠냐"고 전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