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회장,왜 6개월만에 오른팔을 '적군'출신으로 교체?
CJ그룹(회장 이재현.사진)이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새 대표이사에 경쟁사 출신의 김철하 바이오·사료 총괄부사장을 선임해 식품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 수장 자리에 오른 김홍창 전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의 실적부진으로 인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년 넘게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진수 전 사장이 지난해 11월 교체된 데 이어 불과 6개월만에 또 수장이 바뀌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그룹 측은 김 신임 사장이 바이오 사업부문에서 매년 20% 가까운 성장을 이끌며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조원 달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전체 4조원 상당의 매출 가운데 25% 가량을 달성하면서 CJ제일제당의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부문이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비공채 출신, 그것도 라이벌인 대상 출신이 CJ제일제당 수장자리에 오른 것에 놀라고 있다.
김 신임 사장은 대상(당시 미원) 출신으로 2007년 CJ로 자리를 옮긴 뒤 2009년 바이오BU장(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J그룹 주력 계열사를 거친 공채 출신 인사들이 줄곧 CJ제일제당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만큼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종합식품기업으로 경쟁 관계다. 조미료, 고추장, 식용유 등의 시장점유율을 놓고 신경전으로 벌여 왔다.법적투쟁까지 해 관계가 다소 껄끄러운 사이다. 유능한 인재는 서로 스카웃하며 견제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도 "솔직히 우리 회사 출신이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지난해엔 상호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 데 올해부터는 원만한 관계가 이어질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현 회장은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실적개선을 독려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도 1등을 하라고 응원하면서도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조원 돌파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기필코 4조원 클럽 가입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CJ제일제당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조6천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0.3%나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904억5천만원으로 전년보다 19%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1천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감소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