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진저브레드, 무료 통화 기능 차단 논란

2011-05-19     김현준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에 대한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를 실시했으나 갖가지 버그가 발생하면서 말썽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진저브레드'(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3버전) 업그레이드를 발 빠르게 시작하면서 '역시 삼성다운 서비스'라며 호평을 보내던 이용자들이 하루 새 '클레이머'로 돌변한 것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 어떻게 이뤄졌나?

삼성전자의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는 이미 한 차례 미뤄졌었다.

지난 4월 스웨덴에서 출시된 갤럭시S 스마트폰(모델명: GT-i9000)에 대해 처음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삼성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된 '갤럭시S' 모두 비슷한 시기에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4월 말 국내 지원을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구글 인증과정이 지연돼 이번에야 비로소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것.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기존 체제를 수정·보완하는 것을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체제를 하드웨어에 맞게 장착하는 과정이어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5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프로요'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는 그럼에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버그로 인해 '갤럭시U' 업그레이드는 아예 연기?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가 시작된 17일 오후부터 트위터를 포함한 SNS, 포털사이트에는 업그레이드로 인한 버그로 불편을 겪었다는 글이 쇄도했다.


배터리 사용내역을 알려주는 그림이 깨지는 현상, 램 정리 시 기본 어플까지 꺼지는 현상 등의 자잘한 버그 관련 글이 올라오던 중 큰일이 터졌다. 초기 업그레이드 라인업 중 하나인 갤럭시U의 경우 촬영한 사진이 아예 갤러리에서 보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

결국 삼성전자는 공지를 통해 '갤럭시U'의 업그레이드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나 '갤럭시K'는 아무런 이상 없이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어 36만명에 달하는 '갤럭시U'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펌웨어 제작 과정에서 코드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며 "삼성전자로부터 1~2일 내로 개선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급한 불은 껐지만 기존에 '진저브레드'로 업그레이드한 '갤럭시U' 이용자의 경우 개선된 버전을 새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가장 기다렸던 mVoIP 기능은 어디에?

'진저브레드'는 기존의 '프로요'에 비해 게임 등 일부 어플의 실행속도와 텍스트 편집기능을 향상시키고 배터리와 어플 관리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메모리 제어와 문자 입력 기능 등 시스템 성능이 전반적으로 개선돼 구동속도가 빨라진다.

'진저브레드'의 가장 큰 장점은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의 일종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무선통신)와 어디서나 정확하게 방향을 감지할 수 있게 고안된 자이로스코프(다축방향센서), 그리고 mVoIP(mobile Voice over Internet Protocol: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장점을 갤럭시 시리즈 사용자들은 모두 이용할 수 없다.

기존 갤럭시 시리즈에 이같은 기능들을 지원하는 NFC칩과 자이로스코프센서가 탑재돼 있지 않은데다 mVoIP는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막아놨기 때문. 특히 mVoIP는 이용자들이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기대하던 기능이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mVoIP는 3G, 와이파이 등 스마트폰의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해 같은 mVoIP 애플리케이션 가입자끼리 무료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진저브레드'는 통화옵션으로 mVoIP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통화를 연결할 때 일반음성통화로 할 것인지 mVoIP를 이용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이번 업그레이드에선 mVoIP기능이 제외됐다.

갤럭시 시리즈 이용자들은 mVoIP 기능이 빠진 것에 대해 "음성통신매출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통신사들의 압력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의 경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개발한 mVoIP인 '마이피플' 서비스를 '무임승차'라는 명목으로 제한하고 있어 이번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에서도 같은 의혹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 입장에서는 어플도 아닌 통화옵션으로 mVoIP가 자리잡게 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커질 mVoIP 시장을 놓고 통신사, mVoIP 사업자, 소비자 간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