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하이브리드 시장서'훨훨', 준중형은 '쓴 맛'
아반떼와 포르테 등 국내 준중형 하이브리드 모델이 시장에서 쓴 맛을 보고 있다.
판매가 저조한 것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찬밥신세가 되고 있다. 업계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한데다 두 차량이 특유의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7.8㎞/l로 각각 16.5㎞/l~17.5㎞/l와 12.0㎞/l~17.5㎞/l인 가솔린 모델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 대비 400만원~500만원가량 비싼 2천187만원~2천553만원이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올해 들어 4월까지 927대가 팔렸다. 월 평균 230대를 판셈이다. 월 평균 1만대 판매를 기록 총 4만2천349대를 판 가솔린 모델의 1/45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별도로 판매 대수조자 집계되지 않는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은 더욱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7월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그해 7천500대, 2010년 1만5천대를 국내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2009년 판매는 5천150대에 그쳤으며 2010년에는 목표의 30% 수준인 4천133대 밖에 팔지 못했다.
중고차 시장에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중고차 업체들의 설명이다.
중고차업체 카즈의 거래가격에 따르면 아반떼 하이브리드 중고차 시세는 신차보다 900만원 떨어진 1천450만원선으로 형성돼 있다.
이는 전 차종 통틀어 최저 잔존가치인 쌍용 '체어맨'과 같은 62% 수준에 불과하다. 포르테 하이브리드 또한 신차보다 600만원 낮아진 1천6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73%의 잔존가치다.
반면 동일 년식 아반떼와 포르테의 가솔린 차량은 각각 77%와 83%의 잔존가치를 나타내고 있다.
카즈 관계자는 "LPG엔진과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반떼와 포르테는 높은 가격대비 경제성이 강조되지 못했기 때문에 찾는 이가 적어 빠르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최근 출시된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등 중형 모델들은 아반떼, 포르테 하이브리드와 달리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리터당 1천921원이다. 1년에 2만km 주행 시 유류비는 182만9천원인 반면 가솔린 모델은 295만5천원으로 112만6천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출고 3년이면 가솔린 대비 다소 비싼 초기 구입비용 차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소리다.
하이브리드는 가솔린에 비해 300~500만원 비싸지만, 시속 50km 안팎에서 전기 모터로만 주행해 연비를 극대화시킨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는 21.0㎞/l로 가솔린 모델의 13.0㎞/l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에 미치지 못하거나 전기모터 조건에 벗어나는 고속주행을 많이 할 때는 비용회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뛰어난 경제성에 힘입어 지난 2일 동시 출격한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예약판매대수가 3일 만에 1천대를 넘어섰다.
이에 기아차는 내부적으로 K5 하이브리드의 올해 내수 판매목표를 기존 5천대에서 6천대로 상향조정했다.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내수 판매목표는 1만5천대다.
쏘나타와 K5 전체 판매량 가운데 10~15%를 하이브리드 모델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작년 두 차량의 가솔린 모델 판매 대수는 13만5천대와 6만2천대 가량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