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양호-지창훈, 미래경영 안목 '눈에 띄네'
대한항공을 이끄는 조양호 회장과 지창훈 총괄사장의 미래 경영 안목이 주목받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극도의 침체기를 겪던 2003년 '꿈의 항공기', '천상의 호텔' 등으로 불리는 A380 1호기 도입을 추진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지창훈 사장은 대한항공의 10년 뒤 먹거리를 위한 '나보이 프로젝트'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A380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객기로 대한항공은 올해 5대를 포함, 2014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해 국내 최대 항공사를 넘어 세계 최고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A380으로 빛난 조양호 회장의 미래 경영 안목
대한항공의 A380 도입은 한 수 앞을 내다 본 조양호 회장의 안목과 추진력이 크게 작용했다.
2003년 A380 구매 계약 당시 항공 산업은 이라크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전염병 사스 등으로 극도의 침체기를 겪고 있었다.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항공사들이 파산 위기에 몰렸고, 에어버스와 보잉 등 항공기 제작사들도 줄어든 주문량으로 경영난에 시달렸다.
그런 와중에 조 회장은 미래의 항공 수요와 항공기 시장의 판도를 내다보고 A380 10대를 주문했다. 당시로서는 무모한 과잉 투자로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조 회장은 향후 항공 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한 등 환경 문제에 직결될 것으로 보고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 회장의 안목은 불과 3년 만인 2006년 전 세계 항공사들의 감탄을 받았다. 경쟁 항공사들이 그제야 회복세로 돌아선 항공시장 점유를 위해 A380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에 주목한 것.
항공사는 넘치는 주문 물량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아시아에서 미주지역으로 태평양을 횡단해 운영하는 첫 항공사 타이틀은 대한항공 차지가 됐다.
◆지창훈 총괄사장, 대한항공 미래 10년 책임진다!
지창훈 총괄사장은 최근 '나보이'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보이 프로젝트는 한진그룹이 우즈베키스탄 나보이를 중앙아시아 물류 허브로 변모시키는 사업. 나보이 공항 시설의 현대화,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구축, 배후 복합단지 건설 등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고 한다.
우즈베키스탄 인구는 2천700만명에 불과하지만 독립국가연합(CIS)을 합치면 3억이 넘는 시장으로 급변한다. 게다가 CIS는 무관세동맹이다.
또 서울에서 유럽으로 직행하기 위해선 연료비중이 커져 90t의 화물 밖에 싣지 못하지만 나보이를 경유할 경우 최대 110t의 화물을 실을 수 있어 이익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지 사장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30번이 넘는 우즈베키스탄 출장길에 올랐다.
10년 앞을 내다본 장기 투자로 대한항공은 2009년 1월부터 나보이 공항 위탁 경영을 맡아 신시장 개척 및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후 이 공항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화물기가 운항하는 공항이 됐다.
작년 8월에는 13만5천540㎡(4만1천평) 부지에 건평 1만4천900㎡(4천500평) 규모로 연간 1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나보이 화물터미널 준공식을 갖기도 했다.
아울러 현지 육상운송업체와 합자 법인을 설립해 100여대의 트럭을 도입하는 등 중앙아시아 육상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나보이 프로젝트는 항공화물산업의 패러다임과 중앙아시아의 미래 성장 동력을 내다본 사업으로 당장 이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창훈 사장은 서울대 71학번으로 1977년도에 대한항공 입사해 2009년 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기까지 31년 간 한 우물을 파온 '대한항공맨'이다
여객 영업과 화물 사업을 모두 경험한 전천후 항공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조 회장의 애정 또한 각별하다고.
2008년 대한항공이 5년 연속 화물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비중이 커지자 조 회장은 지 사장을 화물사업본부장으로 발령 냈다. 당시에 이미 그가 궁극적으로 총괄사장이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