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오너 2~3세 임원승진, 느리거나 빠르거나 '극과극'

2011-05-30     윤주애 기자

오너 2~3세들은 얼마나 빨리 승진할까?


1조클럽에 가입하고 있는 식품업계 2~3세 오너들은 입사후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평균  3.08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마다 편차가 심해서 입사하자마자  임원까지 한달음에 달려가기도 하고 밑바닥부터 시작해 10여년의 세월을 거치며 철저한 훈련을 쌓는 경우도 있었다. 


동서 롯데그룹 한국야쿠르트 남양유업 크라운제과 파리크라상의 '주니어'오너들은 아예 처음부터 임원으로 입사해 곧바로 경영을 펼쳤고 CJ,동원F&B, 농심의 오너들은 10여년의 긴 경영수업을 받은후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 1조클럽에 가입한 업체 가운데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가장 오래 시간이 걸린 사람은 동원F&B 및 동원엔터프라이즈 김남정 부사장이었다. 김 부사장은 1996년 그룹 계열사 동원산업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하고 10년만에 상무이사로 승진했다. 올해 38세지만  일찍부터 부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경영수업을 철저하게 받은 것이다.



▲사진 상단 왼쪽부터(김남정 동원F&B 및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신동원 농심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설윤호 대한제당 부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김 부사장에 이어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9년차에 임원승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 부회장은 1979년 사원으로 입사해 1988년 9월1일 이사로 올라섰다. 부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으로부터 9년만에 '농심맨'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식품업계의 맏형 CJ제일제당 등을 이끌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8년이 걸렸다. 1985년 제일제당 경리부 평사원으로 입사한 이 회장은 1993년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로 승진했다. 그해 이 회장은 CJ 상무이사로 복귀한 뒤 국내 최대 식품&미디어를 아우르는 CJ그룹을 연간 17조원 매출을 올리는 거함으로 성장시켰다.

김윤 삼양사 회장과 설윤호 대한제당 부회장은 20년 넘게 나이가 차이나지만 차장 직급부터 기업 총수 자리까지 단계를 밟아온 케이스.

김 회장은 1985년 삼양사에 차장으로 입사, 1989년 이사로 승진했다. 지난해 5월 김 회장의 부친 고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이 노환으로 타계한 이후 본격적으로 3세 경영에 돌입했다. 설 부회장은 2000년 차장으로 입사하고 4년 뒤 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설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부친 고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이 타계하기 4개월 전 대한제당 대표이사로 올라 3세 경영시대를 열고 있다.





작년 회장으로 승진해 오뚜기 호를 이끌고 있는 함영준 회장은 1990년대 초반 오뚜기식품에 입사하고 1994년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2000년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고 10년간 부친 함태호 명예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도 지난해 3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거듭났다. 1988년 일본롯데에 입사했던 신 회장은 2년 뒤 호남석유화학 상무이사로 한국롯데에 들어왔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1977년 이사로 입사한 이후 고 홍두영 명예회장의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3년 불미스런 사건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다시 복귀해  전문경영인 김웅 사장과 함께 남양유업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반면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상무와 허진수 파리크라상 상무는 뉴페이스 측에 속한다. 윤 상무는 2000년대 초반 크라운베이커리 상무를 거쳐 지난 2006년 부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있는 크라운제과에 상무이사로 합류했다. 허진수 상무는 유학생활 등을 통해 제빵지식을 겸비하고 약 2년 전 SPC그룹의 핵심인 파리크라상 상무이사로 들어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올 2월에 혜성같이 등장한 김종희 동서 상무이사는 최근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물. 김 상무는 김상헌 동서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부터 동서의 지분을  6%대로 끌어 올리며  2대주주에 올랐다. 비상장 계열사인 건설사 지분율도 막대해 김 상무가 조만간 동서의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조사 대상인 오너 2~3세의 평균 나이는 46.7세. 임원으로 입사한 6명의 경우 평균나이는 54세로, 가장 연장자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61세)을 제외시킬 경우 고속 승진자들의 평균 나이는 41세로 급감한다.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총 12명의 평균 소요기간은 3.08년으로 집계됐다. 처음부터 별(임원)을 달고 입사한 이들을 제외하면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은 오너 2~3세의 평균 승진 소요기간은 6.17년으로 분석됐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