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 보일러 믿었다 온가족 동태될 뻔"

2011-06-01     이호영 기자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냉난방 제품의 사후 AS가 소비자의 원성을 샀다. 잘못된 시공법으로 인한 문제임을 인정하면서도 제조사가 차일피일 교체를 미루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제조업체는 "비용 등에 대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연되는 것일 뿐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1일 경기도 시흥시 광석동에 거주하는 인 모(남.34세)씨에 따르면 그는 작년 10월 집을 지으면서 경동보일러 대리점에서 1천만원대의 지열 보일러를 구입, 설치했다.

평소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난방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통상 50~500만원대의 가스 보일러나 전기 보일러보다 수십배가 비싼 지열 보일러를 선택했다는 것이 인 씨의 설명.

시공비까지 총 1천300여 만원을 들여 공사를 마쳤지만 인 씨의 집안 평균 온도는 영상 5℃에 그쳐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온 가족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인 씨가 제조업체 측으로 제품 이상에 대해 문의하자 "수평형 시공이 문제였다. 올 3월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수직형으로 바꿔주겠다"고 약속했다.


지열 보일러의 경우 수평형 시공은 가격이 저렴하고 시공이나 유지보수가 쉽지만, 설치부지가 넓고 열성능이 낮아 국내에서는 좁은 부지에 설치가능하고 열성능도 뛰어난 수직형 시공이 적합한다는 것. 그러나 수직형의 경우 수평형보다 시공비가 300~400만원 가량 비싸다보니 저렴한 시공을 선택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


하지만 막상 3월이 되자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며 2차 보조금이 지급되는 7월까지 기다려달라고 사정했다.


인 씨는 "경동보일러의 브랜드를 믿고 구입한 것인데 이제와 제조사의 책임이라고 하니..."라며 답답해했다.  

이어 "목빼고 보조금만 기다리고 있는 업체 탓에 7개월이 넘도록 고생을 하고 있다. 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거냐"며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동보일러 대리점 관계자는 "제품 시방서대로 문제 없이 시공을 마무리 했다"며  "이럴 경우 제조사가 보상해야 하며 제조업체도 하자를 인정하고 조치를 약속했지만 몇달째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며 난감해했다.

인 씨의 보일러를 교체해주고 싶지만 제조사와 문제가 얽혀 임의대로 교환이나 철거를 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제조업체인 S사 관계자는 "보일러의 낮은 효율은 제품 결함이 아니라 시공법에 따른 영향으로 시공 제품 중 20~30% 가량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인정했다.

이어 "재시공을 하기 위해서는 몇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이라 국가 보조금를 받는대로 처리를 약속했는데 그 부분이 지연되는 바람에 고객의 이해를 구했던 것"이라며 조속한 조치를 약속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