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언제쯤 따먹을까?

2011-06-01     김현준 기자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설이 새롭게 힘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합병설을 부인하는  양사의 공시답변으로 헤프닝으로 끝난 듯했던 분사-합병설이 다시금 발표된 SK텔레콤의 분사결정으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것.

공시규정에 따라 양사는 향후 3개월간 '분사-합병은 없다'는 답변내용을 번복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5일 후 SK텔레콤이 모바일-플랫폼 부문 분사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은 또다른 국면으로 넘어갔다.

SK텔레콤이 모바일과 플랫폼 부분으로 분사할 경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플랫폼 부문과 SK브로드밴드가 합병하게 되는 방안, 일단 안정적으로 분사를 마친 후 SK브로드밴드를 사업 성격에 알맞게 분할해서 SK텔레콤 조직으로 흡수하는 방안 등 여러 방법으로 합병이 가능해진 것이다.

SK텔레콤이 분사발표를 통해 SK텔레콤과의 합병설을 다시 한번 일축했음에도 여전히 '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양사 합병설을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것은 앞으로 통신사들의 경쟁력이 네트워크 및 통합 콘텐츠 플랫폼 제공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N-Screen 서비스와 더불어 IPTV 등의 미디어 사업 부문에 대한 경쟁력 확보 또한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경쟁사인 KT의 경우 스카이라이프를 앞세워 통신-미디어 결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단독으로 이에 대응하기엔 투자 여유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향후 시작될 N-Screen 서비스에 맞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미리 콘텐츠 사업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가 되자는 '유무선 통합 리더' 계획을 내려놔야 할 때가 된 것.

그동안 보였던 양사의 행보도 합병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K텔레콤의 박인식 기업사업부문 부문장이 SK브로드밴드 사장직을 겸하고 있는 점, SK텔레콤이 이미 SK브로드밴드의 유선상품을 재판매하며 기업사업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오랜 '설'에도 불구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합병이 쉽게 진행되지 못했던 원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실적으로 SK텔레콤 주주들의 반대 가능성이 높고, 양사 전반에 걸친 인력조정이 우선되어야 하며, SK브로드밴드가 아직 완전한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 필요성에도 불구, 합병이 '금단의 사과'로 불리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008년 SK그룹이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한 이후 끊임없는 '합병설'에 시달려왔다. 여러 문제로 인해 당장 연내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지만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네트워크 통신-미디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방편으로 양사의 합병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26일 SK텔레콤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에 "SK텔레콤을 3개사로 분할하는 방안은 사실이 아니지만 플랫폼 등 신규사업 강화 및 회사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SK브로드밴드 또한 "SK텔레콤에서 당사와의 시너지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