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치명적' 살충제 클로르피리포스 퇴출되나?
독성이 강해 10여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살충제 성분인 '클로르피리포스'가 퇴출될지 주목된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최근 해외에서 사인으로 지목된 살충제 성분 '클로르피리포스'의 안전성 조치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얼마 전 태국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이 고농도로 사용된 이 약물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신 중 살충제 성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태아의 지능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충 방제를 위해 이 성분을 계속 판매하도록 허용할지 여부를 검토하는 중이다.
클로르피리포스는 환경부가 지정한 유독물질로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분류돼 있다. 이 물질을 흡입하거나 눈이나 피부 등을 통해 접촉하면 두통, 현기증, 구토 증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독되면 기관지 경련, 호흡장애, 정신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외에서 주로 항공방역에 많이 사용되는 살충제로 가열하면 열분해돼 독성을 지닌 염화물,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인산화물 등이 방출된다.
특히 클로르피리포스는 어류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낮은 농도라도 물(수계)에 유입되면 수생 생태계에 장기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토양에서도 60∼120일간 잔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환경청(EPA)은 쥐의 태반내 새끼 뇌를 손상시킨다는 결과가 나온 뒤 클로르피리포스를 함유한 살충제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8년 이후 절지동물용 살충제 성분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
반면 국내에서는 실내사용은 제한적이지만 일부 항공이나 골프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애멸구. 벼잎물가파리, 포도들명나방, 굼벵이, 진딧물, 배추흰나비 등을 방제하기 위해 클로르피리포스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중에 유통중인 농임산물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에서도 이 성분이 검출됐다. 농산물 중 타라곤 1건에서 0.76ppm, 부추 3건 0.04~0.11ppm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기준치(0.01ppm이하)보다 최대 11배나 검출된 수준이다.
식약청 측은 "클로르피리포스 제제가 들어간 품목 허가를 제한하고 앞으로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