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덕지구 '서민 베드타운'변모 울상

2011-06-06     박윤아 기자

신흥 엔지니어링 복합단지의 메카로 떠오른 서울 강동구의 부동산 경기가 최근들어 크게 움츠러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동구가 추진 중인 첨단업무단지에 삼성 엔지니어링 본사 등 엔지니어링 관련 5개사가 입주를 앞두고 있고, 지하철 5호선 강일역이 연장 확정되는 등 개발 호재가 널려 있는데도 이지역이 '대표적인 서민주거단지'로 변모하면서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6일 닥터아파트 시세정보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강동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재개발 지구로 지정된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낙폭이 커진 가운데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월별로 △-1.29, △-1.42, △-1.19의 변동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같은 시기 인근 강남구의 변동률이 △-0.33 △-0.12 △-0.69를 기록한 것만 보더라도 강동구의 하락세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지난달 17일 5차 보금자리지구로 서울 고덕, 강일3·4지구가 선정되자 서울시 전체 임대주택 중 7.5%를 보유하게된 강동구의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강동구 상일동 A부동산의 공인중개사는 “서민임대주택이 특정 지역 내 지나치게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경우 투자 매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강동구가 바로 그런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미 이 지역에 1만여 가구의 서민주택이 공급된 상황에서 대규모 보금자리주택지구까지 들어설 예정이다보니 강동구가 서민주택단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돼버려 투자자들의 흥미를 끌기 어렵게 됐다는 게 A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상일IC 부근에 첨단업무지구가 들어서고 있는데도 매수세가 뚝 끊길정도로 이 지역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일고 있다”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가늠해 볼 때 앞 날도 낙관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어 “서민주택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일반 분양 아파트 단지도 함께 들어서야 지속적인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D부동산의 공인중개사도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강동구 유보지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선정되면서 지역 개발을 위해 남겨뒀던 최후의 보루가 없어지게 됐다”면서 "강동구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지역 부동산 업소에 따르면 강동구 전체면적 중 상업지역은 2.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근 강남구의 상업지역 비율이 5.7%나 되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동구는 이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첨단산업단지를 추가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향후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강동구내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3개 지역 전체면적 168만2천㎡ 중 10%에 해당하는 16만8천㎡(약 5만 800평)를 첨단산업단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강동구청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대수 증가에 비례한 위락시설 및 편의시설도 도시계획에 포함시켜야 하는데도 강동구 개발과 관련해선 이같은 요건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강동구에 대해서도 강남구처럼 상업지역 개발 비중을 높이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도 “강동구의 경우 전반적인 재건축시장의 위축여파에다 5차 보금자리계획까지 발표되다보니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