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페온'의 굴욕...한국GM 브랜드 자존심 구긴다
한국지엠 브랜드의 자존심인 프레스티지 세단 알페온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한 쉐보레 브랜드들이 모두 순항하고 있는데 반해 특별한 앰블럼을 달고 있는 알페온만 굴욕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3월 쉐보레 브랜드 도입 후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최고 22.3% 상승했다.
주력 모델인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 후속)는 5월 영업일수 부족으로 판매가 주춤하긴 했으나 3~4월에는 전년 대비 44% 늘었다.
경차 스파크(마티즈크리에이티브 후속)는 23~36%의 판매증가률을 보였다.
젠트라와 젠트라엑스의 후속인 아베오는 기존 모델보다 무려 10배 넘게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브랜드의 자존심인 기함 알페온의 5월의 판매 대수는 781대에 불과했다.
작년 9월 출시 이후 12월까지 평균 1천500대가 팔린 데 비하면 반토막 난 실적이다. 작년 말 1천700여대가 팔렸으나 올 들어 1월 1천314대, 2월 1천117대 등 1천대 초반으로 30% 이상 판매가 급감했다.
3월 1천304대로 소폭 상승했으나 한 달 만에 1천5대로 줄었고 급기야 5월에는 세 자리수로 떨어졌다.
신형 그랜저와 비교했을 때 판매량은 더욱 초라하다. 신형 그랜저는 올 들어 4개월 연속 판매 1만대를 넘겼다. 5월 판매량은 1만526대로 알페온에 비해 13.4배나 많이 팔렸다.
심지어 2004년 출시된 르노삼성 SM7의 판매대수(702대)와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SM7은 하반기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알페온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알페온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카즈, SK엔카 등 대형 중고차 업체에서 확인되는 알페온 매물은 30대 내외. 중복 매물을 제외한 단독물량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신차 판매가 저조한 탓도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매입가격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즈 관계자는 "현재 2010년식 알페온 중고차의 매입평균가는 신차의 80% 수준"이라며 "판매를 희망한 운전자들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를 꺼리고 있어 매물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2011년식 알페온 EL240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가격 3천480만원의 90%선인 3천15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동급 신형 그랜저의 중고차 가격은 옵션추가금액이 포함돼 신차보다 되레 8만원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페온이 GM대우 당시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베리타스'와 '스테이츠맨' 등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들은 2년 만에 중고차 감가율이 50%에 이를 정도로 낮은 수요를 보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