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택배사들 "행담도는 멀어서 못가" 배송거부 담합?

2011-06-09     안유리나 기자

택배 관련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충남 행당도 지역 주민들이 택배업체들의  담합적인 배송 거부를 시정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주민들이 배송거부에대한 집단 항의는 매우 이례적이다.


문제가 된 업체들은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특수 지역인 탓에 배송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경쟁업체와의 업무 제휴 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9일 충남 당진군 신평면 매산리 거주 정 모(남.40세)씨는 당진지역의 대한통운, 한진택배 등의 여러 택배업체들이 담합해 배송을 거부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정 씨의 거주지인 행담도는 아산만에 위치한 충청남도 당진군의 섬. 그러나 서해안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배를 이용하지 않고 접근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택배업체들이 배송지로 접근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이용해야만 한다는 이유로 수년간 배송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

수화물의 대부분을 당진군 소재 영업점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어떤 업체도 송장에 기재된 수취지점까지 배송을 이행한 적이 없다는 것이 정 씨의 주장이다. 결국 정 씨의 이웃들은 택배 서비스 이용을 포기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영업점으로 직접 수하물을 찾으러 나가야 했다는 것.


불편함이 극에 달해 주소지까지 배송을 요구할라치면 하나같이 '원래 배송이 안되는 지역'이라는 핑계로 일관했다.


정 씨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하는 택배 표준약관이나 각 업체가 고지한 약관 어디에도 우리 거주지가 배송 거부 지역이라는 표시가 없다"며  "도서산간지역으로 분류조차 되어 있지 않은, 접근이 전혀 어렵지 않은 곳임에도 배송 의무를 다하지 않는 운송업체에 대한 제재와 개선을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 관계자는 "민원을 살펴보니 바다 한 가운데 있는 특수한 지역이라 배송이 안된 부분이 있지만 현재 CS 팀과 대책 마련을 강구할 방침"이라며 "실질적으로 이곳에 물건을 배송하려면 3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앞으로 일반 우편물을 배송하는 우체국 택배와 연계해 소비자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진택배 관계자 역시 "이 곳까지 배송하려면 별도의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는 등 '특수 지역'에 대한 걸림돌이 있어 배송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사업팀을 꾸려 근본적인 대책 마련 방안 및 타사 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업체들의 주장에 정 씨는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인데 어떤 계산법으로 3시간 운운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CJ택배와 현대택배는 최근 우체국택배와 연계해 서해안고속도로상의 행담 휴게소에 배송을 시작했다.[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유리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