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지' 노트북 액정..겁나는 수리비"

"구입4개월만에 이럴 수가?".."소비자 과실 94만원 내놔"

2011-06-09     양우람 기자

CEO(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아이클라우드등을 연달아 직접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애플사의 AS정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구입 4개월만에 액정이 파손된 애플 노트북의 수리비로 구입가에 맞먹는 비용을 안내 받은 고객이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애플사 측은 "부품의 특성에 맞는 합당한 수리비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9일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사는 박 모(남.31세)씨에 따르면 그는 2월말 인터넷 홈쇼핑을 통해 애플사에서 생산한 맥북 에어 13.3 inch를 구입했다 뒤늦은 후회 중이다.

그는 3주 전 집에서 노트북을 쓰던 중 급하게 약속이 생겨 작업을 중단하고 집을 나섰다.

다음날 집으로 돌아와 습관처럼 노트북 전원부터 켠 박 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바로 노트북 화면 아래 부분이 파손되어 더이상 사용할 수없게 된 것. 


돌이켜보니 전날 집을 나설 당시 급한 마음에 노트북을 힘주어 닫긴 했지만  노트북 액정이 마치 창호지 찟어지듯 깨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박 씨는 애플코리아 AS센터로 연락해 억울함을 호소하자 AS센터 측은 "액정 손상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소비자 과실로 처리되기 때문에 유상 수리가 불가피하다"고 안내했다.

헛돈을 날리게 됐다는 생각에 침울한 목소리로 수리비를 문의한 박 씨는 직원의 기막힌 대답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160만원 상당에 구입한 제품의 액정 수리비가 무려 94만원에 이른다는 것.

박 씨가 과도한 수리비의 근거를 따져묻자 "노트북 상판 모두를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액정만 별도 수리하는 방법 역시 기술상의 이유로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박 씨는 결국 수리를 포기하고 수소문 끝에 15만원에 수리가 가능하다는 사설업체를 만나 부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 씨는 "구입한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노트북이 망가져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황당한데 액정 결함이라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소비자 과실로 떠넘기다니 기가 차다. 더우기  구입가 맞먹는 수리비용을 거리낌없이 불러대는 애플의 AS 정책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이어 “애플의 AS정책이 '리퍼비시' 제도 등 문제가 많은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로 터무니없을 줄은 몰랐다”며 "대량으로 판매만 하고 한국에선 직영 AS센터조차 운영하지 않는 오만함은 뭐냐"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LED 액정의 경우 원자재 값이 비싼데다 상판과 분리해 수리하는 것 역시 기술적으로 어렵다. 동일 부품을 사용하는 타사 TV 등도 수리 시 새 제품의 가격과 맞먹는 비용이 매겨진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설업체를 이용할 경우 본래의 부품이 아니라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향후 다른 고장이 발생했을 때 정식 AS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