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 '카톡' 손가락질 하더니 이젠 너도나도

2011-06-10     김현준 기자
카카오톡-마이피플로 양분되던 모바일 무료 메신저 시장에 애플이 참여한 데 이어 국내 통신사들도 잇달아 뛰어들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통신망 부하 등을 이유로 카카오톡을 손가락질하던 통신사들마저 자체 무료 메신저 서비스 제공계획을 잇달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료 메시지 서비스 경쟁에 불 지핀 애플

애플은 지난 6일 '아이메시지(iMessage)'란 모바일 무료 메신저 출시를 알렸다.

6일(현지시각)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은 새롭게 선보일 iOS5에 애플 단말기 사용자들 간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주고받을 수 있는 아이메시지를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메시지는 아이폰의 기본 메시지 기능에 통합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별도로 어플을 설치할 필요 없이 번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일반 문자메시지와 아이메시지를 선택해 보낼 수 있는 것. 상대방 역시 iOS5를 설치했다면 문자보내기 버튼에 파란 불이 들어오면서 아이메시지로 무료전송이 된다.

별도의 서비스나 어플로 구현되는 것이 아닌 문자메시지 시스템에 완전히 통합됨으로써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기존의 메신저 서비스보다 사용성을 높였다.

사진과 동영상도 보낼 수 있으며, 위치와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그룹 메시징도 전송할 수 있다. 이전부터 제공되던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FaceTime)과 달리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3G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애플 단말기 사용자들로서는 훨씬 편리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대반격에 나선 통신3사

애플의 아이메시지 출시 발표에 이어 국내 통신사들 또한 무료 메신지 서비스 출시 계획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KT는 9일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올레톡'을 내놓았다. '올레톡'은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고 주소록에 연동돼 친구등록이 자동으로 된다. 여기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와 연동됨은 물론, 개인화된 모바일 홈페이지 '폰피'와 모임별 소그룹 설정기능인 '카페'도 제공한다.

폰피는 휴대폰 번호를 기반으로 1인당 1개씩 자동 제공되는 모바일 개인 홈페이지로, 폰피를 이용해 주소록 지인들과의 인맥 관리가 가능하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다양한 SNS와 연동하여 동시에 글을 올리고 관리할 수 있는 소셜 허브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카페는 모바일 상에서 지인들을 그룹별로 만나 정보공유와 인맥 확장을 할 수 있는 오픈형 커뮤니티로, ‘친구맺기’ 기능을 통해 손쉽게 접속 가능하며, 카페와 폰피, SNS에 동시에 글을 올릴 수도 있다. 카페에는 채팅 메신저 기능이 결합, 카페에 참여한 사람들과 언제든 실시간 채팅으로 전환해 의사소통할 수 있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올 1월부터 자체 SNS 서비스인 '와글'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와글은 LG유플러스 가입자뿐 아니라 통신사와 관계없이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현재 다운로드 수는 6만6천명에 달한다.


SK텔레콤도 모바일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메신저에 동영상, 사진 공유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RCS(Rich Communication Suite)라는 국제 표준을 바탕으로 개발 중이며 올해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애플의 아이메시지처럼 아예 스마트폰에 본 서비스를 기본 옵션으로 내장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주소록에서 친구 이름을 검색하면 그 전화번호 아래에 통화옵션으로 문자메시지, 영상통화, 모바일메신저, SNS, 파일공유 등의 다양한 옵션이 제시되는 방식이다.

◆통신사들이 무료 메신저 서비스에 나서는 이유는?

애플에 이어 국내 통신사들마저 무료 메신저 서비스에 나서면서 그 속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톡 제한을 강력히 주장했던 이유가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문자메시지 매출을 침해하기 때문인데 이는 자체 메신저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에도 마찬가지기 때문.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문자수익의 감소는 어쩔 수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더이상 문자메시지 수익에 연연하기보다 영향력을 확대해 다른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냐"라고 해석했다.

이어 "무료 메신저 서비스라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을 통해 창출될 시장이 엄청날 것"이라며 "통신사들 또한 자사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 측면에서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