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현지선 '진품' 돌아오니 '가짜'라고…"

'모두투어' 현지가이드 "마음에 안 들면 서울 가서 바꿔라"

2007-05-02     임현주 소비자 기자
지난 3월 7일,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5박 3일간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모두들 어머니의 친구분들이셨고 평균 연령이 일흔(70) 정도의 노인들이십니다.

평소 몸이 편찮으신데다가 '다른 분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어쩌나'하는 마음에 딸인 내가 어머니와 동행을 했죠.

운좋게도 어머니 친구분들 중 여행을 자주 다니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의 소개로 '구로한화여행사'라는 곳을 알게 됐습니다. 계약, 일정과 관련된 것은 모두 그 친구분께 일임을 했죠.

여행가기 전, "베트남에서 가방을 사면 본전은 건진다"는 여행사 관계자의 말에 기분이 들떴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 본격적인 여행에 들어갔습니다. 8 ~ 9일쯤 전세버스를 타고 현지 가이드와 함께 어떤 쇼핑몰로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 75만원 상당의 '노스페이스(North Face)' 잠바 4벌과 20여만원짜리 가방을 구입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가이드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자 "물건이 가짜고 불만이 있을 경우 바로 환불가능하다"며 대답을 하길래 모두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즐거웠던 일정을 다 마치고 11일 오후 11시경 출국을 하기 위해 하노이 공항에 다시 모였습니다. 시간이 남아 공항 내 면세점에 잠깐 들렀는데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어요.

내가 구입했던 잠바와 매장에 전시돼있던 동일제품이 너무 차이가 났습니다. 비교해보니 마감재 처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조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현지 가이드의 말이 생각나 전화를 했습니다. 사정을 말하자 "그 물건 진품이다. 마음에 안 들면 서울가서 반품처리하라"고 우겼습니다.

속에서 불이 났지만 일단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집에 도착한 12일, 바로 여행사에 전화를 했고 "노스페이스 잠바가 이게 뭐냐. 00닷컴 쇼핑몰에서도 내가 샀던 구입가보다 저렴하다"며 강하게 따지자 "가짜물건인지 몰랐느냐"며 오히려 나에게 반문하더군요.

정말 이런 일이 나에게도 생기다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내 불찰도 어느 정도 있었기에 해당제품을 여행사측에 보내고 기다렸습니다.

여러 번 업체측과 통화하니 "고객님이 이용한 상품은 '모두투어' 여행사 상품이다. 우리는 대신 팔아주기만 했다. 해당 여행사와 얘기하라"며 말을 하더군요.

바로 모두투어 고객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해서 사정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구로쪽하고 얘기하라"며 나를 힘들게 했습니다.

정말 두 업체의 책임회피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입니다.

그 뒤, 수차례 "언제 환불이 가능하느냐"며 구로쪽 여행사에 연락을 했지만 그 때마다 "금방 해결해주겠다. 알아보고 전화를 드리겠다"는 말만하고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전화 한 통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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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구로한화여행사(02-853-7118) 관계자는 "됐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여행업체는 옛 한화투어몰이었던 세중투어몰(www.tourmall.com)의 '구로역 대리점'이다. 세중투어몰 고객센터(1688-2020)에 해당 불만사실을 알리자 "우리 고객님인지 확인해봐야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뒤, 세중투어몰 고객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돼 '모두투어' 본사 고객서비스센터(1544-5252)에 전화를 했다. 고객센터는 "소비자님께서 3월 7일 베트남여행을 하신 게 전산상 확인됐다. 담당 영업부와 상품팀에 말씀을 드려 조치하겠다. 전화로 불만사항을 알려줘서 감사하다"며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측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