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살처분에도 '우유대란' 아직 없었다

2011-06-12     윤주애기자

구제역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 여파로 봄철 성수기에 우려됐던 '우유대란'은 원유 생산량이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일단 봄철 고비는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12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달 상반기 기준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5천282t으로, 지난해 같은 달(5천679t)의 93%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우유 소비량이 생산량의 90%를 밑도는데다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됐던 우유 부족현상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구제역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월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작년보다 13.7% 감소한 4천903t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당시 날씨가 풀리면서 우유 소비가 늘고 각급 학교가 개학해 급식을 시작하는 3월이 되면 '우유대란'이 올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3월 초·중순에는 학교 급식에 우선 물량을 댄 서울우유 제품이 시중 소매점에서 일시적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제일 큰 2.3ℓ 흰 우유 제품을 단종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비락·동원 등 비교적 구제역 피해가 덜한 업체의 제품이 발 빠르게 빈자리를 메웠다.

  
또 전체 원유 생산량도 농가의 증산 노력에 힘입어 예상보다 일찍 회복하기 시작했다.

  
연초 한때 1천300t선까지 떨어졌던 서울우유의 하루 집유량은 현재 1천600t을 넘기고 있다.

  
수입이 가능한 탈지·전지분유 생산은 줄이고, 젖소에서 짠 원유를 대부분 백색시유 생산으로 돌린 점도 있다.

  
이처럼 봄은 잘 넘겼지만, 가을에 또 한번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젖소는 고온에 취약해 기온이 섭씨 26도를 넘으면 산유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여름철 장마에다 7~8월 열대야로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산량이 평소보다 10% 이상 줄어들기 때문이다.

  
낙농업계는 올 들어 지금까지는 생산 가능 젖소에서 비교적 많은 우유를 짜내왔지만,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할 경우 이번 추석 즈음에 우유수급에 심각한 불균형 현상이 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