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중 멈추는 스마트폰 네비, 제조사vs통신사 '핑퐁'
유명 스마트폰에 내장된 네비게이션 사용 중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프로그램이 멈춰버리는 증상으로 운전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소비자 제보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기기 제작사와 프로그램 제작사는 상대 측으로 각기 책임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김 모(남. 39세)씨는 얼마전 장거리 출장 업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도중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발단은 갤럭시S 내장 네비게이션 티맵(T MAP) 어플을 이용해 길안내를 받으며 운행 중이던 김 씨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오면서부터.
통화를 마친 김 씨가 다시 티맵 화면을 쳐다보니 그사이 프로그램 구동이 멈춰 있었다. 몇 차례 다시 어플 접속을 시도해도 반응이 없자 복잡하게 얽힌 길을 가고 있던 그는 잠시 차를 세웠다.
반복적인 조작에도 작동되지 않아 궁리 끝에 휴대폰을 껐다가 켜자 그제야 티맵 화면이 되살아 났다. 이후에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자 김 씨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을 방문해 증상을 바로잡아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티맵과 갤럭시S OS의 호환문제일 것이라 추측할 뿐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답답해진 김 씨는 프로그램 제작사인 SK텔레콤에도 방법을 문의했다.
내부검토를 약속한 SK 텔레콤 측은 며칠 후 티맵 소프트웨어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직접적인 증상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쪽에서 연락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잠시 후 삼성전자 측에서 통보해온 내용에 김 씨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시스템 OS인 안드로이드의 특성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불편을 감수하면서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해결 방법에 대해 재차 문의했지만 "현재로썬 재부팅해서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는 무책임한 말이 전부였다.
김 씨는 “OS 상의 기본 설정이라며 그냥 쓰라고 하는 삼성전자 측의 답변에 할말을 잃었다”며 “고속도로에서 티맵이 멈추면 전원을 다시 부팅하라는데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을 지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 씨가 겪은 증상은 티맵 사용시 장시간 통화를 마치면 자동으로 패턴 잠금 화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티맵이 최근 3.0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관련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 제작사와 협의를 통해 바로 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 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티맵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김 씨와 같은 증상을 겪었다는 사용자는 없었다”면서 “안드로이드 OS는 메모리에 과부하가 걸릴 경우 메모리 사용량이 큰 프로그램을 강제로 종료시키는 데 이 과정에서 김 씨가 문제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결국 두 업체가 각기 다른 원인분석을 내놓고 상대 업체에 책임을 떠 넘기고 있는 상황.
김 씨는 “내놓아라 하는 두 대기업이 소비자가 겪고 있는 불편을 책임지려하지 않고 서로에게 떠넘기려만하는 태도가 괘씸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