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1천500억 회사채 발행 성공할까?
2011-06-17 임민희 기자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대출과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만기상환 등으로 건설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건설사 전체 신인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PF대출 및 부동산 경기 악재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의 브랜드 가치와 올해 3월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에 편입되면서 그룹차원의 유동적 지원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회사채 발행이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4년 만기로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무보증사채․공모)를 오는 23일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채무증권)를 제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오는 6월 25일에서 7월 31일 사이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상매입금 결제(각 거래처 매입금 지급 용도)에 사용할 예정이다.
무보증사채는 제3자의 보증이나 담보 없이 기업신용에 의해 발행하는 회사채로 원리금 회수에 대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증사채보다 이자율이 높으며 기간이 단기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 15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A-를 받았으며 채권발행은 증권사의 총액인수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투자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표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이 400억원, 삼성증권과 HMC투자증권이 각각 300억원, 우리투자증권 200억원, KB투자증권․한화증권․하이투자증권이 각각 100억원을 인수한다.
금감원 기업공시국 관계자는 "증권신고서가 많이 밀려 있어 아직 검토가 덜 된 상태"라며 "무보증 사채지만 증권사에서 책임지고 인수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떠안는 부담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정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채권시장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발행계획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AA-로 건설상환 리스크가 반영됐는데 다른 회사채랑 동일한 가격으로 발행되기는 쉽지 않아 디스카운트돼서 발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최근 건설경기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실 PF처리 문제가 회사채 발행 성공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PF대출의 경우 저축은행은 물론 캐피탈 대출도 매출이 올라가는 등 부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은행이 갖고 있는 PF부실채권은 이달 PF정상화뱅크를 통해 2조5천억원 가량이 매입되고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워낙 PF규모가 커 당분간 위험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이 올해 1분기 기준 현재 보증한 PF대출 잔액은 1조7천768억원, 이중 ABCP는 2천200억원, 기타 PF Loan은 1조5천568억원에 달하고 있다. 시행사 부도, 사업장 미분양 등으로 인해 현대건설이 채무인수 또는 지급 보증한 사업장이 부실화될 경우 우발채무 증가로 재무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달 2일 9만900원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여 24일에는 7만6천400원까지 내려갔다. 6월 16일 현재 800원(-0.96%) 내린 8만2천200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 수석연구원은 "PF정상화뱅크에서 부실채권(정상화가 가능한 PF사업장)을 매입할 때 시공사가 정상화 시킬만한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시공사 교체가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대형건설사의 경우 PF를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때문에 최근 리스크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면서 "현대건설의 경우 대주주가 재무적 지원을 해줄 수 있어 유동성 측면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