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하락 우려...2008년 악몽 재현?
2011-06-19 유성용기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유가의 영향으로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1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였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배럴당 115달러선까지 올랐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8일 105.43달러까지 하락했다. 4월 말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같은 날 93.01달러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국제 유가의 하학은 그리스 등 유로존의 위기가 다시 두드러지면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정유업계에서는 상반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가 하반기에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적자로 추락했던 2008년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2008년 국제유가는 세계적인 경기 거품과 투기 세력 개입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에 배럴당 140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치솟았다가 9월에 터진 리먼 브러더스 쇼크로 하반기에는 배럴당 30달러까지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해 유가가 상승하면 실적이 좋아지고 하락하면 나빠지는 특성이 있는 정유업계는 2008년 상반기 사별로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냈다가 하반기에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는 중동지역 정정 불안과 일본 대지진 등의 사태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으나 하반기에 중동사태가 급격히 진정되고 유로존의 악재가 터질 경우 2008년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일반인들은 정유업계가 늘 떼돈을 버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지만 국제유가의 거품이 꺼지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가팔라져 2008년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