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김종창 몸 담았던 아시아신탁 곧 검사

2011-06-23     임민희 기자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부산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정․관계 로비 실체를 밝힐 핵심인물로 급부상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김 전 원장이 취임 전 몸담았던 아시아신탁에 대해 종합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원장 권혁세)은 올 하반기에 아시아신탁(회장 이영회)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오창진 금감원 자산운용검사실장은 "검사에 관련된 사항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지만 올해 종합검사가 계획되어 있어 조만간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실장은 주요 검사 내용에 대해 "아시아신탁의 경우 설립된 지 얼마 안 돼 이제까지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맞는데 최근 불거진 (김종창 전 원장 관련) 의혹 때문이라기보다는 정기 검사 차원에서 경영전반과 업무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창 전 원장과 부산저축은행간의 유착 의혹에 아시아신탁이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감원이 관련 의혹을 밝히는데 검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최근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검사제제 완화 등의 청탁을 받은 혐의와 아시아 신탁회사주식 명의신탁 의혹으로 지난 9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원장은 청탁,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조만간 재소환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 전 원장은 부산저축은행과의 유착 의혹 외에도 아시아신탁의 성장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7년 7월부터 금감원장 취임 직전인 2008년 3월까지 아시아신탁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특히, 김 전 원장은 부인 명의로 이 회사 주식 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취임한 직후 이를 처분했다고 밝혔지만 서울대 동문인 사업가 박 모 씨에게 명의 신탁해 차명 보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아시아신탁이 짧은 기간(4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김 전 원장의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설립 후 지금까지 금감원의 검사를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은 점과 창업(2006년 10월) 후 10개월 만에 정식 인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신탁이 6개월째 인가를 받지 못하다 담당 팀장이 과로사로 사망 후 곧바로 인가가 났고 당시 담당 국장은 김 전 원장이 2008년 취임 후 보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아울러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6월 말 자금난으로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 90억원을 출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이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된 한사람으로 떠오른 가운데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금감원이 전직 수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아시아신탁 검사를 얼마만큼 투명하고 엄격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