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다 진한 쩐' 삼성, CJ제치고 포스코 동맹…대체 왜?
대한통운(대표 이원태) 인수전에 삼성SDS(대표 고순동)가 CJ그룹(회장 이재현)이 아닌 포스코(회장 정준양)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삼성이 범삼성가인 CJ가 아닌 포스코와 동맹을 맺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삼성SDS 관계자는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이뤄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오늘 이 안건으로 긴급이사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실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지분율이 얼마 되지 않아 상징성이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포스코 관계자도 "인수합병(M&A) 실무자들 사이에 (삼성SDS와의) 컨소시엄 협의가 오고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든 포스코가 약 5% 지분율로 1천억원 가량을 내놓은 삼성SDS와 손을 잡는다. 삼성SDS는 지난해 물류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고 전문인력을 대거 채용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연간 물류비용이 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장 비싸다는 항공운송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 효율적인 물류관리가 중요하다.
삼성SDS의 컨소시엄 구성은 오는 27일 본입찰 마감을 앞둔 대한통운 인수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범삼성가인 CJ 대신 포스코와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포스코는 공기업을 제외하면 자산총액 기준으로 재계서열 6위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포스코는 총 70개 계열사, 자산총액 69억8천326억원에 달한다. CJ는 69개 계열사를 운영, 지난해 자산규모가 14조8천79억원으로 재계서열 17위에서 16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재계순위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가 부동의 '빅4'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77조3천억원의 자산총액을 기록, 포스코와 엎치락 뒤치락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CJ가 대한통운의 택배사업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반면, 포스코가 물류사업 등을 키우기 위해 올해 7조원 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지자 삼성이 포스코의 손을 맞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와 삼성SDS가 지하철 2호선 선릉역을 사이에 두고 지척에 위치해 있는터라, 관계자들의 교류가 용이해지면서 벌써 이웃사촌이 된 것은 아니냐는 촌평도 나왔다.
산업은행, 노무라증권 등 대한통운 매각주간사들은 늦어도 9월 초까지 인수대금 입금 등을 포함한 모든 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포스코, CJ그룹, 롯데그룹 3곳에도 이를 통보했다.
한편 대한통운과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은 삼성이 인수전에 참여키로 했다는 소식에 줄줄이 급등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23일 장을 열자 마자 전일대비 1만7천원(14.53%) 오른 13만4천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45분 현재 소폭 떨어진 12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상한가 13만4천500원에 근접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을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삼성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로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주들이 동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9시48분 현재 피인수 대상자인 대한통운이 6.41%, 그룹의 간판기업인 금호산업이 10.11% 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약보합에서 시작, 0.74% 오른 9470원으로 소폭 오름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