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동시다발적 검사 진땀...인력난 심각
2011-06-24 임민희 기자
금감원은 최근 인적쇄신과 조직개편 단행 후 저축은행은 물론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사 등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 취임 후 검사기능 강화를 위해 검사부분을 감독부분에서 분리하고, 검사인력을 기존 400명에서 101명을 증원했다.
또 최근 직원 비리혐의 등 문제가 제기된 저축은행, 기업공시담당 부서장을 전원 교체하고 업계와의 유착을 차단하기 위해 권역별 현직 부서장(국․실장급 포함)과 팀장급 대다수를 타부서로 교환배치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정작 검사팀장들의 인원만 늘었을 뿐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역(팀원) 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검사때마다 또 다시 차출되는 일이 적지 않다.
가령, A팀장과 검사업무를 진행했던 팀원이 검사완료 후 B팀장이 진행하는 검사에 또 다시 투입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검사역들은 업무과중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투입된 검사마다 각각의 업무내역을 보고, 인사고과에 반영되고 있어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역별로 부원장보와 실․국장들이 상당수 교환배치 되면서 업무상 의견조율이 안 돼 팀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검사국을 많이 강화시킨다고 했지만 실상을 보면 기존에 똑같은 인원을 놓고 팀만 늘린 격으로 옛날에는 각 팀당 4명씩 있었는데 지금은 3명으로 줄어들었다"며 "검사국을 감독파트에서 분리하면서 특히 저축은행 쪽의 검사 인력이 많이 늘었을 뿐 다른 권역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합검사를 나가려면 10~20명의 팀원이 필요한데 혼자는 못나가니까 옆에 있는 다른 팀원들을 데리고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미 검사계획을 세워 놨는데 인사발표가 한달가량 늦어지면서 현재 밀린 검사를 진행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금감원 검사현황을 보면 지난달 중순 경 메트라이프생명(사장 김종원)과 동부증권(사장 고원종)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했고 이달 초에는 한국은행(총재 김중수)과 공동으로 대신증권(사장 노정남)을 검사했다.
지난 8일에는 산업은행과 산은금융지주(회장 강만수)에 대해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종합검사에 착수, 7월 5일까지 검사를 마칠 예정이다.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해당저축은행과 관련 금융사들에 대한 검사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고 있는 부산저축은행에 1천억 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주선했던 KTB자산운용(사장 장인환)은 지난 8일부터 2주간 종합검사를 받았다.
부산저축은행과 유착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아시아신탁(회장 이영회)도 조만간 종합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불법영업 의혹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 계열의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이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기도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저축은행 하반기 구조조정을 앞두고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전수조사와 병행해 예금보험공사(사장 이승우)와 공동으로 저축은행 15곳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도 각 금융권역에 대한 종합검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지만 금감원의 검사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우려를 낳고 있다. 효율적인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 검사인력이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